'임진강 참사' 북한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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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11-10 17:07:00
  • 분류 : 예전자료


■ ‘임진강 참사’와 북한


북한의 황강댐 물공격, 그 의도는 무엇인가?


                                                                글|오현득(한국자유총연맹 연수원장)


살아남기 위한 북한의 몸부림


오늘날 세계 각국은 화해와 존중,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 지구촌 NGO들까지 나서 평화로운 세계를 추구해가는 이때, 아직도 독재 세습체제 연명을 위해 세계를 상대로 도박을 벌이는 북한의 실태는 우리 민족의 아픔이 아닐 수 없다.


북한 김일성-김정일 부자와 소수의 권력집단들은 지난 80년대 말 공산권이 붕괴하면서 동구권 공산지도자들이 국민에게 외면받고 죽어가는 현장을 지켜보았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김일성주의체제의 빗장을 더욱 단단하게 걸어 잠그면서 우상화에 의한 현대판 세습체제의 틀을 지키려 몸부림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발악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살인병기로 양성된 무장간첩을 남파하고 항공기 테러, 서해북방한계선(NLL) 무력화, 장사정포 개발 등의 도발을 계속해오다 마침내 자연을 이용한 물폭탄 공격이라는 엄청난 음모까지 드러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세계로부터 고립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돼온 북한의 물폭탄 공격 시도


2009년 9월 6일 일요일에 자행된 북한의 임진강지역 물폭탄(4000만 톤 방류) 수공은 일시적, 우발적 사건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남한의 초토화를 목표로 차분히 진행해온 일련의 계획된 공격인 것이다.


북한이 1986년 10월 강원도 창도군 임남리에 임남댐을 건설, 북한강 물줄기를 이용해 88서울올림픽을 겨냥한 수공을 시도하려 했지만, 우리 측의 ‘평화의 댐’ 건설로 실패로 돌아서게 된 점은 중요한 교훈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당시 우리 사회의 정치적 다툼으로 인해 북한의 물폭탄 공격 위험성을 망각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은 북한의 주도면밀한 계획에 ‘도움’을 주는 어리석은 일이었다.


북한은 당시 발전용 댐이라는 명목 아래 우리 측에 대한 물폭탄 공격 계획을 겸한 임남댐을 건설했다. 북한강 상류의 임남댐은 높이 121.5m, 길이 710m, 저수량 26억2만 톤의 댐으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610관리국’이 최정예 군단급 공병대 3만2000명을 투입해 1단계 공사(1986년 10월~1996년 9월)와 2단계 공사(1999년 6월~2001년 9월)까지 약 15년간에 걸쳐 완공했다. 이 공사는 대동강 서해 갑문 건설을 완공한 인민군 안피득 중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진강 유역 비무장지대 27km 북쪽의 황해북도 토산군 황강리에서는 2000년 황강댐 건설에 착공해 2007년 10월 완공했다. 북측은 높이 96m, 길이 472m, 저수량 3억5000만 톤 황강댐의 물을 무단 방류, 총 5차례(2001년, 2002년, 2005년, 2006년, 2009년)에 걸쳐 우리 측에 대한 수공을 해온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지난 정권 10년 동안에는 햇볕정책에 일관하느라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 지난 2006년에야 홍수 조절을 위해 군남댐(저수량 7000만 톤) 건설을 시작했지만, 저수용량 면에서 북한이 물폭탄 공격을 해올 경우 속수무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임진강 참사’는 지난 2002년 북한의 황강댐 건설 사실을 알고서도 침묵으로 일관해온 김대중 정부와 2006년 저수량 2억 톤의 군남댐 건설을 계획했다가 저수량을 7000만 톤 규모로 대폭 축소한 노무현 정부의 무사안일한 태도가 부른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 더불어 우리 군 또한 북한의 수공에 대비하는 훈련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국방을 책임지는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체제 건재 과시용… 계획된 도발


북한의 이번 9월 6일 임진강 물폭탄 공격의 목적은 첫째, 핵무기 개발로 세계에서 고립된 현실에서 자신들의 건재함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둘째는 현 정부와의 남북관계에서 유리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이며, 셋째는 남한 내 북한 동조세력들에게 자신들의 건재를 과시함으로써 이들의 결속 의지를 더 굳게 다지려는 것이다.


넷째는 우리 사회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문제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때 찬물을 끼얹음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다분히 계획적인 도발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북한 내부적으로는 통치 수단으로 이용, 언제든 남한을 물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주민에게 선전·선동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철저한 수공 대비계획 필요


한반도의 지형으로 볼 때 북한의 물폭탄 공격이 가능한 지역은 북한강과 임진강이라 할 수 있다. 북한강 상류 임남댐(금강산댐)의 위협은 우리 측의 기존 평화의 댐과 한탄강댐(2007년 2월~2012년)의 완공으로 차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측 군남댐(2006~2012년)의 확대 건설이 불가피하다. 3억5000만 톤의 저수량을 가진 황강댐의 수공을 대비하는 데 저수량이 7000만 톤인 군남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군은 북한의 수공작전에 대한 대비 계획을 수립, 훈련에 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군남댐 건설에 군 병력과 장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월간《자유공론》200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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