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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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10-20 15:13:09
  • 분류 : 예전자료

나로호 발사...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성공의 멀고 험난한 길-


                                                                                                                                                                            변정원 / 자유마당 기자  


 


7전8기 나로호 발사의 감격적 순간

그동안 기술 문제, 외교적 이해관계, 천재지변까지 발목을 잡으며 무려 일곱 차례나 발사를 연기해야 했던 대한민국의 첫 우수발사체 나로호(KSLV-I)가 8월 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나로호는‘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KSLV-Ⅰ(Korea Space Launch Vehicle-Ⅰ) 명칭 공모’에서 대상으로 뽑힌 이름으로, 발사 예정인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지역 이름을 딴 것.


7년여의 연구 개발 기간을 거치고 7전8기의 시도 끝에 마침내 성공한 나로호 발사. 전 국민은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쏘아올린 우리 인공위성이라는 사실에 감격했고, 우리나라가 세계 10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의 일원이 되어 우주탐사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사실에 흥분 어린 자긍심을 느꼈다.


교과부에 따르면 카운트다운에 따라 정확히 오후 5시에 발사된 나로호는 예정대로 2분 43초 만에 대기권을 돌파해 우주 공간에 진입했다. 그러나 3분 36초 뒤 분리되어야 하는 두 개의 위성보호덮개 페어링 중 한 개만 분리되었다. 3분 53초 뒤에는 1단 로켓이 분리됐으며, 6분 35초 뒤에는 2단 로켓이 점화됐다. 나로호의 고도는 303km, 정상이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분리되지 않은 페어링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분리되지 못한 페어링의 무게 때문에 로켓이 궤도 진입에 필요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다. 초속 8km의 속도를 내야 하는 나로호의 실제 속도는 초속 6.2km에 그쳤다. 무게 때문에 자세를 잡지 못하고 심하게 흔들리며 궤도를 벗어나면서 2단 로켓이다 연소됐을 땐 정상보다 25km가 높은 327km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아 있던 페어링은 이륙한 지 9분이나 지나 위성이 분리될 때 비로소 떨어져 나갔지만, 이미 궤도를 한참 벗어나 정상보다 85km나 높은 387km까지 올라간 것.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한 과학위성 2호는 지구로 추락하다 대기권에서 불타 소멸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후 일부 잔해가 호주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호주 정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방송을 통해 전 국민이 발사를 지켜보며 환호성을 올리는 동안 우주센터는 이미 페어링 분리 실패를 알고 있었음에도 성공했다는 중계가 계속되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이를 비난하는 소리와 착오로 잘못 알려진 것이라는 우주센터의 변명이 오갔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안타까웠다.


기술 자립과 도약 계기로 삼아야

나로호 실패 원인이 페어링 미분리로 지목되면서 공동개발국인 러시아와의 책임 공방도 간단치 않다. 우리가 러시아와 맺은 협정에 따르면 이번 나로호 발사를 비롯해 내년 5월로 예정된 나로호 2차 시험 발사에서 한 번이라도‘발사 실패’할 경우 러시아 측 1단 로켓을 별도의 비용 없이 받도록 돼 있다. 위성을 보호하는 장치인 페어링은 우리 기술로 개발해왔지만 러시아가 총괄 지원을 담당하고 있어 공동으로 원인을 규명해 해결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나로호 발사가‘부분 성공’이라는 정부의 당초 발표를 놓고 과연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느냐는 비관론에 더해 한국과 러시아 간에 향후 기술협력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무거운 숙제다. 나로호 발사 실패로 우리나라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우주 상공에 날렸지만 포기할 수 없는 우주과학기술 습득의 수업료인 만큼 연구진을 질책하기보다 격려하고, 차분하게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나로호 발사는 2018년 순수 우리 기술로 쏘아 올릴 국내 최초의 자력발사체‘KSLV-Ⅱ’의 성공을 위한 징검다리로 그동안 우리가 습득할 수 없었던 고급 기술과 정보를 입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완벽하게 대비하면 더 많은 우주과학 관련 기술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망을 넘어 나로호의 재시도를 응원하는 이들은 우주과학기술의 연구 개발에서 실패는 당연한 것이며, 이에 꺾이지 말고 새롭게 일어서야 한다고 연구진의 심기일전을 요구하고 있다. 선진 우주과학기술국의 경우에도 자력으로 첫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확률이 27% 정도에 그치며, 특히 페어링을 포함한 분리 메커니즘의문제로 실패한 경우가 12.6%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바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는 것.


현재까지 우주기지 보유국은 전 세계에서 단 13개국이며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등 9개국에 불과하다. 이들 우주 강국들은 국가적 자긍심은 물론 경제적 실익과 국가안보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우주 산업은 첨단 기술을 망라하고 있기에 단순한 우주 개발을넘어그파급효과역시크기때문. 우리에게도포기할수없는분야다. 절반의 실패, 혹은 절반의 성공으로 얘기되는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우리는 우주 개발 선진국으로 당당하게 서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다. 2009년 나로1호는‘절반의 성공, 혹은 절반의 실패’로 막을 내렸지만, 우주과학 기술에 대한 국민의 꿈을 하나로 모으기에 충분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자유마당 20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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