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바라본 우리 경제

  • No : 356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2-02 09:57:43
  • 분류 : 예전자료

2010년에 바라본 우리 경제


윤창현 /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2010년 새해가 밝았다. 경인년 호랑이 해인 올해, 한국경제는 2년여에 걸친 위기국면의 아픔을 극복하고 도약을 하는 한 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사실 2년여에 걸친 위기국면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그림자를 드리운 것이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와 함께 시작된 금융경색 국면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듯 하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함께 전 세계적 실물위기 국면으로 확산돼 버렸다. 2008년 10월의 경우 환율은 1600원 가까이 치솟고 외국인들은 한 달 동안 250억 달러를 우리나라에서 빼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 해 동안 유출된 자본이 500억 달러임을 고려하면 일 년 유출분의 반에 해당하는 돈이 한 달 동안에 빠져나간 것이다.

세계금융위기 거치면서 외화·대외경제 부문 취약성 드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결국 미국과 300억 달러에 달하는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시킴으로써 문제를 일단락 지었다. 일단 자본유출이 시작되니까 26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도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돌이켜보면 2008년 경상수지는 64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자본수지는 5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경제에서 외화 부문이 잘못되기 시작하면 얼마나 취약해질수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2009년의 경우 경상수지가 430억 달러 흑자 상황에서 자본수지는 300억 달러 수준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잘될 때는 경상 및 자본수지 양쪽 다 흑자가 되고 안 될 때는 양쪽 모두 적자가 나서 급격히 힘들어져 버리는 우리 경제의 대외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위기 속에서 ‘선방’한 한국 경제
지난해 경제성장률 +0.2%…IMF 예상한 -4%보다 훨씬 높아

2009년은 위기 속에서 선방을 한 한해 였다. 성장률을 보면 이 부분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2009년 4월 경 IMF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4%로 예측한바 있다. 그러나 현재 2009년 성장률은 마이너스가 아닌 +0.2%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IMF의 예측오차가 무려 4%point에 달했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얼마나 선방했는 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다.

경제팀의 호흡도 잘 맞았고 2009년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도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위기국면에서 은행의 외화부채에 대한 정부보증이 신속하게 지원되는 등 다양한 정책이 뒷받침됐고 민간 부문의 수출도 상당 부분 호조를 보임으로써 사실상 2008년 4사분기가 경기저점이 됐다. 2009년 1사분기부터 GDP는 전분기대비 소폭으로 증가해고 2사분기부터 회복이 본격화돼 위기극복의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5% 예측
경상수지 흑자·물가 안정…부동산은 규제 강화해야

이제 2010년은 2009년 보다 훨씬 나은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성장률은 5% 내외로 예측이 되고 있다. 일단 분위기가 따뜻해지는 셈이다. 투자도 11%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이 영향으로 자본재수입 등이 늘어나면서 수입이 증가되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15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흑자폭은 줄지만 여전히 충분한 흑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반면 물가는 안정되어 2~3%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상승하겠지만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가 소폭 강세돼 수입물가 상승압력은 상당 부분 차단될 것이다.

부동산은 양극화가 심해지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물가상승률을 조금 웃돌 전망이다. 부동산가격은 시장변수의 성격과 정책변수로서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의 급등이 가진 부정적 측면을 감안해 DTI나 LTV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지적 대응을 확실하게 해 부동산 가격의 급등 요인은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가 기침하면 독감 앓는 한국 경제
동유럽발 금융위기·미국부동산 문제 발생 가능성 염두

최근 위기국면에서 우리 경제는 대외발 악재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해외경제가 기침을 하면 우리 경제는 독감이 드는 수준이다.

그러고 보면 2010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도 위험요인은 산재돼 있다. 주로 대외발 악재의 가능성이 위험요인이다. 최근 그리스와 스페인 그리고 멕시코의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동유럽에 엄청난 금액을 대출해준 서유럽 금융기관들이 동유럽 경제의 하락과 함께 부실화되고 있다. 동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의 상업용부동산에 대해서도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물론 이 분야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유동화가 적어 부실이 전염될 가능성은 낮기는 하지만 취약한 상황에서 추가 부실 발생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으로 경제를 몰아갈 수가 있고 일단 미국경제가 다시 흔들리면 우리 경제도 상당부분 힘들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예의 주시해야 한다.

내수·서비스산업 육성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정책 마련해야

또한 일자리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최근 우리 경제에는 소위 고용의 탈산업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들이 글로벌화 하면서 수출산업이나 제조업의 고용창출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바람에 제조업이 발달해도 중간재나 부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는 연관효과가 줄어들면서 고용창출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해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85%에 달하는 대학진학률도 걱정거리이다. 우리 사회가 수많은 고학력자를 양산해놓고는 이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별로 못 만들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2년제 이상 대학의 졸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금융기관 등의 분야인데 이 분야들에서 인원이 늘어나지 못한 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오히려 정체되어 있고 막상 인력이 필요한 중소기업 등에는 취직 하려는 인력이 부족하여 구인난을 겪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 부를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바 이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고용의 탈산업화를 전제로 내수산업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금융 교육 관광 보건 의료 회례 법률 등 고급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들은 상당 부분 수요가 존재하므로 이 분야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일단 추진 속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투자개방형 의료법인등을 육성하는 전략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가 상당 부분 비교우위를 축적하고 있는 보건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대폭 육성해 내야 한다. 한류의 바람과 함께 국내 의료진의 수준이 아시아 전반에 걸쳐 명성을 얻고 있는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새로운 미래형 먹거리산업으로 육성해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재 일반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수가의 상승이 거의 없이도 이 부문에 획기적인 육성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이는 바 이 부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경기부양책과 일자리 창출 전략으로 경제위기 극복 마무리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하기는 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출구전략은 일단 하반기로 미루고 상반기에는 충실하게 경기부양책을 집행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인 다양한 일자리 창출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이제 11월 G20 회담을 통해 우리의 국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마련되는 동시에 2010년 전반에 걸쳐 위기의 완전한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씨앗을 뿌리는 계기들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공감코리아,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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