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G20정상회의' 한국 개최의 의미와 우리의 역량 강화

  • No : 346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12-10 14:44:25
  • 분류 : 예전자료

 ▩ 글로벌 이슈


 ‘2010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 의미와 우리의 역량 강화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나갈 새로운 도전 기회


 2009년 9월 말 피츠버그에 모인 G20 국가 정상들은 2010년 11월 G20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를 선언했다. 제5차 G20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는 위기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한국과 세계경제에 중요한 의미와 방향을 제시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의 국내외적 역량 강화에 전 국민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준규 / 기획재정부 대외경제자문관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금융위기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확산되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는 달리 2008년 3분기 발생한 금융위기는 전 세계로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선진국의 정책공조만으로는 경제위기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론이 급부상하면서, 세계경제의 축으로 등장하고 있는 개도국·신흥경제권과의 공조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G20 정상회의다.


G20 정상회의는 1930년대 대공황 이래 가장 큰 경제위기(great recession)를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조해 타개할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즉 위기가 만들어낸 국제경제공조체제인 셈이다.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제1차 회의, 2009년 4월 런던 2차 회의, 9월 피츠버그 3차 회의가 개최되었고, 한국은 내년 6월 캐나다에 이어 11월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


G20 정상회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공할 것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한국을 세계경제의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글로벌 경제 이슈의 능동적 주도자의 역할을 제공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와 거버넌스의 등장


 G20 국가의 인구를 합치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 국내총생산(GDP)은 85%, 글로벌 교역량은 80%에 달한다. 위기관리를 위한 국제경제공조의 긴급한 필요성에서 출발한 G20는 참여국의 경제 규모 및 세계경제 기여도, 글로벌 경제체제의 대표성과 정당성을 기반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1차 ·2차 회의가 위기확산 방지와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9월 피츠버그 회의는 거시경제정책공조·금융기구 개혁, 그리고 특히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 프레임워크(framework)에 대한 화두가 제시되었다. 주요 초점이 위기에서 시작해 기후변화, 식량위기 등 글로벌 이슈를 동시에 논의하는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G20 체제 강화는 G8을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와 거버넌스의 등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워싱턴에서 개최된 1차 G20 정상회의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강도의 재정·금융정책 국제공조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정상들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규제와 감독 시스템에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고, 무역·투자 자유화를 통한 금융위기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기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위해 IMF의 역할 및 기능 강화도 합의했다. 특히 한국은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각국이 빠지기 쉬운 보호주의 배격, 자유시장경제원칙 준수, 향후 12개월간 새로운 무역· 투자장벽 신설 자제(standstill)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런던에서 개최된 2차 G20 정상회의는 세계경제 성장 및 고용 회복을 위해 회원국이 공조해 2009~2010년 재정 확대 5조 달러 지출, 금융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부실자산 처리 및 금융규제 개선, 보호주의 저지를 위한 무역· 투자장벽 동결(standstill) 원칙 재확인(reaffirm), IMF ·MDB(다자간 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에 1.1조 달러 지원, 국제금융기구 개혁, 녹색성장같이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한 노력을 통한 세계경제 회복 등에 합의했다.


피츠버그에서 개최된 3차 G20 정상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2011년부터 G20정상회의의 연 1회 정례화와 세계경제 협력을 위한‘ 최상위 포럼(premier forum)’으로의 지정이다. 또 글로벌 리밸런싱(rebalancing) 이슈와 관련해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협력체계’가 마련되었다. 금융기관의 과도한 위험 부담을 방지하기 위한 금융규제 개혁조치에 합의했고, IMF와 World Bank의 쿼터 개혁에도 합의했다. 한국은 출구 전략에 대한 이슈페이퍼를 제출해 국제공조 논의를 견인했고,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3단계 프로세스를 공동 제안하는 등‘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 협력체계’ 마련에 기여했다.


 한국의 위기관리 능력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2010년 11월의 G20 정상회의는 위기극복을 넘어 세계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논의의 본격화와 함께 위기 이후(post-crisis) 신(新)국제경제질서의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극복에서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으로의 발전, 신국제경제질서의 도래, 국제기구의 거버넌스 변화 등이 예상됨에 따라 2010년의 G20 한국 개최는 다방면에 걸쳐 우리에게 중요한 의의가 있다.


우선,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최초의 비선진국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 개최는 G20의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 한국이 신흥공업국의 대표주자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거시경제 관리 능력이 G20의 향후 발전 방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한 결과이다.


G20 한국 개최는 또한 한국을 아 시아의 변방에서 세계경제 이슈 설정의 주도국으로 이동시킨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과거 한국은 선진국이 주도해 오던 국제경제질서에서 제 목소리를 반영하거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출범한 G20은 과거 위기극복의 성공 사례를 갖고 있는 한국을 주목했고, 한국은 제1차 회의에서 현재까지 위기극복 과제와 의제 발의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내년 6월 캐나다 회의가 이번 3차 회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고 마무리 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이 주최하는 11월 회의는 위기 이후 체제에 대한 본격적 논의의 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에는 세계경제질서 재편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개도국과 선진국의 교량 역할을 수행해 경기회복을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주어지는 셈이다.


2010년 G20 정상회의 개최는 글로벌 경제 이슈 발굴 및 합의 도출에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년 G20 회의를 통해 세계는 위기 이후 어떻게 지속가능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하면서 기후변화, 빈곤 등에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한국의 의제 발굴과 해법 제시 및 국제공조 도출 능력에 집중할 것이다. 국제경제 콘텐츠를 발굴하고 주도해야 할 의제설정의 책임이 한국에 주어지는 동시에 구체적인 성과 도출을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견 속에서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성공적인 G20 개최는 그동안 시장에서 회자되어 오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계기도 제공하게 되어 궁극적으로 한국의 상품과 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로 연계될 것이다.


 국제 비전 제시 및 협상 이끌 역량 키워야


 2010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는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회의 유치만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과 미국처럼 오랫동안 글로벌 이슈를 선점하면서 주도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G20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적 역량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내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위한 정치·경제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국민적 합의에 기반한 실천 프로그램도 중요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경제 이슈를 주도하기 위한 지식 기반 강화 ·연구 네트워크 향상과 함께 국제공조의 성공적 도출 능력이 필요하다.


위기가 탄생시킨 G20 정상회의가 위기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이견 조율과 성공적 국제공조의 도출, 이를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G20 국가의 합의를 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한국은 주요 국제 문제에 한국의 비전과 해법, 해결책을 주도적으로 제시하고, 국제사회에서 협상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치밀한 전략 준비와 함께 국가 간 조율에 정교하고 집중된 역량을 투입해 G20을 세계경제 이슈에 대한‘ 최상위 포럼’으로 지속 발전시켜나가도록 해야 한다. 세계경제의 새로운 틀을 짜는 데 한국의 리더십과 역량이 지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 자유마당 2009.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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