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토지키기-반크(VANK) 박기태 단장 인터뷰

  • No : 340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09-11-10 17:15:29
  • 분류 : 예전자료


우리 영토 지키기-


인터뷰 / 국토지킴이 반크(VANK) 박기태 단장


“여러분이 세계 속의 한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8월 31일 우리 어선 연안호 납북사건 관련 기사에서 동해를 ‘East Sea or Sea of Japan’이라고 표기했다. 당초 ‘일본해’라는 단독 표기를 고수하거나 일부 병행 표기 경우에도 일본해가 앞서 나온 것과는 확연히 다른 변화다. 서경덕 교수와 가수 김장훈 씨가 미국 유력 매체에 ‘동해’가 올바른 표기임을 꾸준히 홍보한 덕분이다. 이렇게 민간 애국자들의 한국 사랑이 결실을 맺고 있다.


                                                                                 글|백진선(자유마당 기자)


사람들은 말합니다. 전 세계지도 중 97%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으니 포기하자고. 그러나 우리는 말합니다. 전 세계지도 중 3%가 동해로 표기되어 있으니 시작한다고. - 반크 CF 중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꿈은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제는 3%가 아닌 23%가 일본해가 아닌 동해로 표기합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고.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반크 박기태 단장의 목소리에는 포기를 모르는 열정이 묻어났다. 반크(VANK :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는 1999년 외국에 대한 국가 홍보와 교류를 통한 사이버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외교사절단’이다. 동해와 독도의 국제 표기 문제, 간도협약 문제 등 우리나라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미 세계의 수많은 사이트에서 수백, 수천 건에 달하는 크고 작은 오류를 시정해왔다. 발 벗고 나서서 대한민국을 홍보하기에 바쁜 1만7000의 반크 회원들, 그 중심에는 언제나 박기태(36세) 단장이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 대한민국이 어디죠?”


처음 반크가 시작된 것은 1999년 초. 당시 외국 친구들과 펜팔을 통해 영어 공부도 하고 국제 감각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유럽 등 각 대학의 아시아 관련 학과 게시판에 무작정 자기소개서를 띄웠다.


“‘나는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 한국의 박기태다. 한국과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전 세계 친구들과 사귀고 싶다. 관심이 있으면 나에게 메일을 보내달라. 내가 당신만의 사이버 관광 가이드가 되어주겠다’ 라고요. 예상외로 호응은 뜨거웠고, 하루에도 수십 통의 메일이 쏟아졌습니다. ‘아시아’ 하면 중국과 일본을 먼저 떠올리는 그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의 존재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외 친구들과 사귀면서 자연스레 서로의 나라에 대해 질문이 오갔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조금씩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한국이 어디에 있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한국이 어딘지 알려주려고 외국 사이트에서 세계지도를 찾던 중 아주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우리나라의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는 것. 처음에는 일본해라는 단어를 지우고 동해로 고쳐서 보여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한국을 바로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만이 아닌 모든 한국인이 세계에 한국을 바로 알리는 사이버 외교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해외 펜팔—사이버 관광 가이드’ 에서 ‘국가 홍보—사이버 외교관’으로 홈페이지를 바꾸었다. 이것이 지금 ‘반크’의 시작이었다.


세계지도에서 사라져버린 우리 영토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반크는 세계지도에서 없어진 ‘동해’를 살린 단체다. 라이코스(Lycos),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그리고 미국 최대 세계지도 보급사인 그래픽 맵스(Graphic Maps). 이들 모두는 얼마 전까지 자사 사이트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반크 회원들의 끊임없는 이메일 항의로 이제 동해라고 단독 표기하거나, 일본해와 함께 표기하고 있다.


또 2006년에는 세계적인 시계 회사인 스위스의 스와치(Swatch)를 상대로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스와치 홈페이지에 제주도가 일본 영토로 표기된 것을 반크 회원이 발견, 초등학생부터 70대 할아버지까지 스와치 본사에 항의 편지와 이메일을 보내면서 정정을 요구했다. 결국 “홈페이지에 잘못 올린 지도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 한국의 영토임이 분명한 제주도를 의도적으로 일본 영토로 표기한 것은 아니니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스와치 측의 공식 사과를 받아낸 것. 바로 국민 모두가 외교관이 되어 ‘한국 바로 알리기’ 외교를 펼친 덕분이다.


“20년 동안 정부가 못한 일을 반크가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지도가 바뀌었고 잃어버린 우리의 영토를 찾아왔어요. 독도, 동해, 북한 등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학자나 외교관이 바꾼 것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 편지로 바꾼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쓴 편지 한 통이 상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반크는 ‘서울신문 창간 101년,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에 뽑히기도 했고, 대통령 표창도 세 번이나 받았어요. 하지만 이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한국을 바로 알리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여러분이죠.”


반크 회원은 해외 학생들이나 학자들에게 잘못된 표기를 고쳐달라고 항의 이메일만 보내는 게 아니라, 독도나 동해가 바르게 표기된 세계지도를 세계에 홍보하는 일도 한다. 반크에서 자체 제작한 세계지도에는 영문으로 독도와 동해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다. 전 세계에 있는 아이들이 이 지도를 가지고 공부한다면 그 아이들이 커서도 동해를 일본해라고 오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박 단장은 말한다. 그동안 반크 회원에게만 나누어주던 세계지도는 반크 홍보대사 가수 김장훈 씨의 1억 원 후원으로 신청하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나눠줄 수 있게 됐다. 김장훈 씨는 반크 회원을 격려하기 위한 반크 콘서트 공연에도 무료로 참석할 만큼 반크 활동에 적극적이다. 박 단장은 조만간 김장훈 씨와 상의해 한 번 더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니 꼭 참석해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친근한 친구의 나라’로 인식시켜라


씨앗 중 가장 작다는 겨자씨가 자라면 그 어떤 풀보다 커져서 큰 나무가 되고 새들까지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외국 친구 한 명에게 한국의 진실을 알린다고 해서 당장 잘못된 역사적 오류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한 명의 해외 친구에게 한국을 바로 알리기만 해도 전 세계 5000만 인구가 한국 역사의 진실을 알게 된다. 또 그 사람들이 한 명의 친구에게라도 이 진실을 전하면 순식간에 그 진실을 아는 사람은 1억 명으로 늘어난다. 내가 사귄 단 한 명의 친구로 인해 대한민국의 역사가 전 세계에서 다시 쓰이는 것이다.


“처음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노력과 땀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세계 속에 한국을 ‘친근한 내 친구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요.”


지렛대의 원리를 개발한 아르키메데스는 “거대한 지렛대와 지렛대를 놓을 자리만 발견하면 지구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에게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 초·중·고 학교 교육망, 그리고 세계 최대의 인터넷 인구가 있다. 이 인터넷망과 교육망을 지렛대로 삼고, 우리나라 모든 네티즌들이 거대한 지렛대에 힘을 싣는다면 전 세계 60억 인구 모두에게 대한민국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나 혼자 하는 일이 어떻게 세상에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생각을 하기 전에 아주 작은 씨앗도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겨자씨 믿음’을 가지고 내가 먼저 실천한다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기적이 일어날 거라고 믿습니다. 반크는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그런 믿음을 삶의 가치관으로 삼을 수 있도록 돕고, 겨자씨의 기적이 한국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요. 이렇게 조금씩 변화시켜나가다 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 하면 모두 ‘아! 내 친구의 나라, 친근하고 믿을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월간《자유공론》200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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