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평화통일의 비전과 과제

  • No : 373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5-07 15:50:05
  • 분류 : 예전자료

평화통일의 비전과 과제



김천식 /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서 언

올해는 우리 민족에게 큰 의미를 가지는 해이다. 한국 현대사에 가장 큰 생채기를 남겼던 경술국치와 6․25사변이 각각 100주년과 60주년을 맞게 된다.

지난 100여년간 수많은 역경이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은 이를 모두 극복해내고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라는 숙제를 짧은 기간에 훌륭히 달성해 냈다. 올 11월 G20 정상회의 개최, 작년의 UAE 원전 수주 등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가지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반도에는 분단이라는 구시대적 잔재가 아직 남아 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생각할 때,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분단과 그로 인한 남북대치라고 한다. 대한민국이 더 높은 차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통일이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며, 이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민족사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의 비전

통일은 단순한 남과 북의 정치적 통합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새로운 도약과 선진일류국가 완성을 위한 새로운 재창조 작업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인류보편적 가치와 질서가 지켜지는 ‘바른 통일’이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인류역사를 통해 그 적실성이 검증된 제도이다. 또한, 자유와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궁극가치의 구현을 위한 불가분의 전제조건이다. 이러한 보편 가치와 질서를 논외로 하고 ‘바른 통일’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지지하고 동의하는 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동의는 통일에 이르는 노정과 통일 이후의 국가발전에서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독일이 통일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던 것도 주변국들의 동의와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이 바탕 위에서, 세계의 안전과 번영에 기여하는 비핵·평화국가를 구현해낼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통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통일에 대해서 ‘비용’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만연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분명 통일에는 일정 규모의 비용이 수반될 것이다. 그렇지만, 통일로 인한 ‘편익’과 ‘기회’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9월 세계적인 투자금융사인 ‘골드만삭스’는 남북이 통일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30~40년 후 미국을 제외한 선진7개국(G7), 즉 일본, 독일, 영국, 이탈리아를 능가할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통일이 되면 우리는 해양과 대륙,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위치에 서서 세계의 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면서 우리의 역량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이 통일한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국민들이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통일의 과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남북관계의 특수성, 남북간의 상이한 정치경제체제와 정치군사적 신뢰부족, 현격한 경제력 격차 등을 감안할 때 통일은 점진적, 장기적으로 달성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통일로 가는 이러한 긴 노정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북핵문제’이다. 북한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 평화정착은 요원할 것이며, 한반도 평화정착 없이는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라는 큰 걸림돌을 치우는 것이 현시점에서의 최우선 과제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께서는 지난해 8.15 경축사를 통해, 북한이 핵포기 결심을 보인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대북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북한경제와 북한주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는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밝힌 바 있다. 올 한 해는 북한 비핵화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정부도 북핵문제 해결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의 바탕위에서 위에서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 남북간의 경제력 격차 및 상호 이질성을 줄여나가고, 남북간에 군비감축 등을 통해 평화를 정착시켜, 궁극적으로 통일에 이르는 제 방면의 노력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화와 상호존중의 원칙은 굳건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국제사회의 지지와 동의는 통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국과 폭넓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해 나가야겠다.

국내적으로도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참여의식과 주인의식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독일통일 과정에서 보듯, 통일을 위해서는 비단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통일을 이루어 나가는 당사자로서 우리 국민들이 통일미래에 대한 내적 확신을 가지고, 통일과정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결어

우리 민족이 지난 100년을 헤쳐 오는 데는 많은 역경과 도전이 있어 왔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은 그러한 역경과 도전들을 극복해오면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100년의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는 통일이 될 것이다.

장자(莊子)에 보면 ‘교외로 가는 사람은 세끼만 먹으면 충분하지만, 백리를 가는 사람은 밤새 꼬박, 천리를 가는 사람은 석달을 걸려 식량을 준비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먼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은 차근차근 대비를 해야 함을 지적한 말이다. 우리 앞에 장구하게 펼쳐질 통일미래를 대비해 나가는 것은 바로 지금부터라는 점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다.(출처 /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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