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자연재해와 전쟁에 대응하는 한국 국제 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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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4-15 14:56:26
  • 분류 : 예전자료

■ 글로벌 이슈

절망의 땅에 내미는 희망의 손길
- 지구촌 자연재해와 전쟁에 대응하는 한국 국제 구호

강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의 긴급 복구와 재건을 위해 한국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100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이 2009년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이른바 ‘공여국 클럽’에 가입함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 후의 결정이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는 칠레 지진 사태에도 200만 달러의 지원을 결정했다. 지구촌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한국의 인도주의적 협력과 그 의미를 알아본다.

장현식 / 이화여대 교수·한국국제협력단 이사

지난 1월 말 우리 정부의 2차 구호대와 함께 아이티 지진 참사 현장을 다녀왔다. 언론보도나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상황은 안정돼 있었지만,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는 여전했고 여진과 전염병 확산의 공포 또한 사라지지 않았다. 의료진과 의료 기자재는 세계 곳곳에서 답지했지만 수십만 명의 부상자를 일일이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생존자들의 고통과 절망감은 현장을 다녀온 지금까지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구호 물품 지급 현장에 몰려들어 다툼을 하던 사람들, 집과 가족을 잃고 무표정하게 길거리를 방황하던 청년들, 부모를 잃은 채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지쳐 있던 어린이들의 모습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2007년 이후 해외재난 복구 지원 본격 시작

최근 아이티, 칠레, 터키에서 발생한 지진과 기후온난화로 인한 홍수, 폭설 그리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국가에서 발생한 테러나 전쟁으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러한 자연재해와 전쟁으로 인해 절망에 빠져 있는 나라를 돕기 위해 세계 각국의 여러 조직이 움직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필두로 지구적 재난 대응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 정부의 긴급 구호활동은 2007년‘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령’이 제정되면서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동 법령에 따라 외교통상부, KOICA, 중앙119구조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대한적십자사 등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성했다. 이후 2008년 5월 전 세계적 재난으로 분류된 중국 쓰촨성 대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대규모 긴급구호대를 중국에 최초로 파견했고 신속한 해외재난 지원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텐트, 의약품 등 18억 원 규모의 구호 물품과 장비를 비축했다. 또 소규모 긴급 지원도 현금 지원 대신 물자 지원으로 변경하고 신속한 물자 지원체제를 구축해 지원 효과를 개선했다.

KOICA도 우리 정부의 재난 복구 노력의 일환으로 해외재난 복구지원을 위한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재건 복구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 전후 재건과 경제개발 경험 공유를 통해 수원국 스스로 재건 의지를 가지고 주도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도록 힘쓰고 있다.

KOICA의 해외재난 복구 지원은 크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남아시아(인도네시아 및 스리랑카) 세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은 전쟁 이후 중 · 장기적인 재건 복구 필요성에 따라 2002~2003년부터 재건 지원사업이 진행되어왔으며 이라크에는 2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원조를 제공한다는 정부의 결정에 따라 재건 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2011년까지 바그다드 3개 의과대학 역량 강화, 이동 진료팀 구축사업, 직업훈련원 지원사업 등을 완수하고 수혜 지역을 다변화해 지원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4500만 달러 규모의 제1차 지원사업에 이어 1000만 달러 규모의 제2차 지원사업이 2008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파르완에 한국병원이 설립되어 파르완 주 주민의 의료 서비스 환경 개선 및 아프간 의료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2005년부터 3년간 실시한 남아시아 지진 피해 복구사업은 현지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도 2007년까지 정부가 약속한 5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스리랑카 친선병원 건립사업 등은 2010년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이티 국제 긴급 구호활동 현장에 선 한국

지구 반대편 중남미에 위치하는 아이티는 스페인어를 쓰지 않고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로 한국에서는 진흙쿠키로 유명한 나라다. 이런 아이티에서 지난 1월 12일 진도 7.0 규모의 강진이 발생해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망자가 생겼고 300만 명이 긴급 구호 대상이 되었다. 대통령궁을 포함해 병원, 호텔 등 건물이 붕괴되고 도로가 파괴되어 정부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었으며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긴급 구호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엔은 총 5.75억 달러 규모의 긴급지원요청(Flash Appeal)을 발표하고 인도적 위기 해소를 위해 전 분야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 수요가 큰 분야는 식량, 식수 및 위생, 영양, 조기 복구, 임시 주거 및 비식품 구호품(non-food items) 및 보건이다. 이런 활동에 유엔과 여타 비정부 인도적 지원 기구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각 국가도 동참했다. 미국(1억15만 달러), 캐나다(5400만 달러), 영국(3000만 달러), 스웨덴(1818만 달러), 스페인(1579만 달러), 브라질(1553만 달러), 중국(1040만 달러), 한국(1000만 달러), 호주(900만 달러), 멕시코(800만 달러), 덴마크(738만 달러), 일본(533만 달러), 노르웨이(530만 달러), 인도(500만 달러) 등이 지원하고 있다(1월 18일 현재).

우리 정부는 아이티에 민간 모금활동까지 포함해 총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는데 그중 단기 긴급 구호에 500만 달러, 중장기 재건 복구에 500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재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단기 긴급 구호뿐만 아니라 중 · 장기적 재건 복구도 중요한 데 기반 시설이 모두 파괴된 아이티의 경우에는 특히 중 · 장기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아이티 중 · 장기 재건 복구 지원을 위한 조사단을 현지 파견한 바 있으며, KOICA도 중 · 장기 재건 복구를 위해 국제사회 재건 계획 등 전반적 상황을 검토해 적정 사업을 선정, 지원할 계획이다. 중 · 장기 재건 복구사업으로는 전력 긴급 복구 진단팀 파견, 식수 공급사업, 이동식 병원 지원, 봉제교육 직업훈련원 재건 지원 등을 고려하고 있다.

KOICA는 아이티를 계속 지원할 중 · 장기 재건 복구 계획을 준비하는 것과 함께 우선 2차례 긴급구호대를 파견, 단기 긴급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1차 긴급구호대는 생존자 탐색구조 활동과 사체 수습을 했고, 2차 긴급구호대는 정상적인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던 난민촌 주민을 중심으로 진료를 진행했는데 1328명을 치료하고 20명의 환자를 수술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함께 잘 사는 지구촌 위해 원조 규모 늘려가야

50여 년 전 한국은 6 · 25전쟁으로 사회 모든 기반 시설이 무너지고 경제가 피폐해져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으나,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피나는 노력으로 오늘의 선진국가를 건설했다. 이러한 노력 결과, 2009년 11월 25일 한국은 선진국 부자 클럽이라고 하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정식 가입해 공식적인 선진국이 되었으며, 2010년 1월 1일부터 OECD/DAC 공식 멤버로 활동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겉모습만 선진국이 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선진국으로 국제사회에 봉사하고, 지진 · 전쟁 같은 고통 해결에도 적극 동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OECD/DAC 가입과 함께 우리의 경제 규모에 걸맞은 원조를 추진하고자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2015년까지 GNI 대비 0.25%까지 증액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의 원조 금액 증가가 단순한 양적 증가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ODA 예산 증가와 더불어 대외원조에 대한 국민의 의식과 관심도 제고되어야 하며, 지구촌 재난과 전쟁에 대한 구호활동도 더욱 확대해 고통받고 있는 지구촌 형제들의 아픔을 나눌 줄 아는 진정한 의미의 대외원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자유마당, 201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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