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지진과 재난 사태, 우리나라는 안전할까?

  • No : 369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4-15 14:52:33
  • 분류 : 예전자료

세계적 지진과 재난 사태, 우리나라는 안전할까?

유용규 / 기상청 지진청책과

2010년 1월 12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해, 현재 약 22만 명의 사망자와 30만 명의 부상자가 나왔으며, 9만7000여 채의 집이 파괴됐다. 아이티는 카리브해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만나는 접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카리브해판은 1년에 20mm정도 동쪽으로 이동한다. 아이티는 1월 12일 지진 발생 후에도 규모 4.5 이상 59회, 규모 5.0 이상 6회 정도의 여진이 발생했다.

2월 27일에는 칠레 산티아고 남서쪽 325km 해안에서 규모 8.8의 지진 이 발생해 800명이 사망(추정)했으며, 지진이 발생한 후에도 규모 5.0 이상 203회, 규모 6.0 이상 17회 정도 여진이 발생했다. 이 지역은 나스카판이 남아메리카판으로 파고 들어가는 곳으로 1000년에 7m 정도 이동하는 곳이다. 폭이 100km인 해안가와 평행하게 500km의 단층면이 놓여 있다. 이곳은 1973년 이래 규모 7.0의 지진이 13회 정도 발생했다.

3월 8일 터키에서는 51명 사망, 100명 부상, 빌딩이 287채 무너지는 지진이 일어났는데, 이 지역은 아라비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곳으로 아나톨리언 단층이 위치하는 곳이다.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와 경각심 필요

아이티와 칠레 지진을 비교해보았을 때 칠레 지진이 아이티 지진보다 규모가 1.8 정도 크며 약 500배 정도 큰 에너지가 발생했다. 그러나 아이티에서는 지진으로 약 22만 명 정도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반해 칠레에서는 약 800명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진 발생 위치가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지진의 발생 깊이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칠레는 평소 지진이 자주 발생해 항상 대비를 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국립지질조사서의 자료에 의해 최근 세계 도처에서 지진이 발생한 경향을 살펴보면 지진 통계학적으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티 지진 피해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기 때문에 세계적 지진 사태가 도래한 듯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 데다 2월 9일, 전 세계를 뒤흔든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지진에 대해 안전한 편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경기 시흥시청 북쪽 8km 지점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하자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가능성과 안전성에 대해 국민의 걱정이 커졌다. 우리나라는 기상청의 계기 관측(1978년) 이래 현재까지 876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아날로그 지진계 시대 1998년까지의 평균 지진 발생 횟수는 연 19회 정도였으며, 디지털 지진계와 지진 관측망이 증대한 1999~2008년까지 평균 지진 발생 횟수는 연 43회였다. 이후 지진 관측망 증가와 지진 관측 기술 향상으로 2009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총 지진 횟수는 60회이며, 이 중 유감 지진은 10회(연평균 9회),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10회(연평균 9회)로 대부분 규모 3.0 이하의 지진이 많이 관측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지진학적으로 볼 때, 지진 횟수는 증가했으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지진 횟수는 과거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지진이 전에 없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진에 대한 대비 없이 일어나는 재난 상황이다. 지진은 현재까지 의 과학 기술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다만 지진조기경보체계 구축과 내진 설계를 통해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들어서는 기술이 크게 향상되면서 지진 정보를 최단 시간에 전달할 수 있는 지진조기경보가 실용화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기상청 역시 국가지진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진조기경보시스템이란 P파(초당 7〜km)와 S파(초당 3〜km)의 전파 속도의 차이를 이용해 P파 도달 이후 피해를 일으키는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지진발생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현재 기상청은 지진 관측 후 120초 이내 지진 속보, 300초 이내 지진통보를 발표하고 있으나 2015년에는 50초 이내, 2020년에는 10초 이내에 지진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지진조기경보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자유마당 2010년 4월호)

네티즌 의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