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심은 나무, 내일의 희망이다

  • No : 368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4-08 14:11:50
  • 분류 : 예전자료

오늘 심은 나무, 내일의 희망이다
곽주린 / 동부지방산림청장

나무에 물이 오르고 밤새 꽃망울이 터진다. 자연의 조용하지만 힘찬 생명력에 조응하여 지금 이 순간 지구환경과 미래를 위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바로 나무심기 운동이 그것이다. 2월말 최남단 제주도에서 시작한 나무심기는 녹색희망을 심으며 북상중이다. 그리고 이는 식목일을 전후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나무심기 운동은 해방 직후인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강점기의 수탈로 망가진 국토를 피복하자는 뜻에서 4월 5일을 식목일로 제정하고 대대적인 나무심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도 잠시, 6.25전쟁으로 우리의 산림은 더 헐벗게 되었고 그 결과 나무 없는 산림은 가뭄과 홍수의 진앙지로 전락했다. 거기에 도벌마저 횡횡했다. 1964년 4월 4일자 경향신문 사설은 이렇게 쓰고 있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무를 베거나 꺾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힘껏 심어서 몇 해씩 공들여 키워놓은 것을 재목감도 되기 전에 베어버린다면 백번 심어봤자 아무 소용도 없을 것이 아니겠는가?’

민둥산 때문에 자연재해는 거듭됐고 자연재해와 민생고는 국토를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다. 국토는 사막화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런 상황은 1967년 산림청이 발족하고 치산녹화사업을 추진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산림보호 정책이 강화되고 국민식수기간이 정해졌다. 정부는 물론 마을, 직장, 학교, 군부대가 참여하는 대대적인 나무심기 운동이 벌어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제1차 치산녹화 10년 계획은 예정보다 4년이나 앞당겨 마무리될 수 있었다.

1979년부터 시작한 제2차 치산녹화 계획의 목표는 산지의 자원화였다. 기존의 나무심기가 한 그루라도 더 심어 헐벗은 산을 우선 녹화하자는 것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나무 한그루를 심어도 미래의 경제적인 가치를 따져 보자는 뜻이었다. 그 후 산림정책은 숲가꾸기를 통한 경영기반 구축 단계를 거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지향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1차 치산녹화를 시작한 지 40여년, 불과 한 세대 만에 우리는 세계사적인 신화를 썼다. 나무가 얼마나 울창한가를 나타내는 ha당 임목축적은 1972년 11㎥에서 지난해 말 103㎥으로 OECD 국가의 평균과 같아졌다. 또한 최근 발표된 2008년 기준 산림의 공익 기능 평가 결과를 보면 그 가치가 무려 73조원에 달한다. 온 국민의 헌신과 나무심기 운동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성과다.

역사가 토인비는 인류사를 도전과 응전의 원리로 설명한다. 과거의 나무심기 운동은 국토의 사막화라는 도전에 대한 응전이었다면 지금은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라는 도전에 대한 응전의 의미를 갖는다.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나무와 숲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선배들이 치산녹화기에 심은 나무가 울창한 숲이 된 것처럼 오늘 우리가 심은 나무는 지구온난화 극복과 녹색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과거와 오늘과 내일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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