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진출하는 한국의 원자력 파워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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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2-12 09:39:37
  • 분류 : 예전자료

■ 글로벌 이슈

세계는 지금 원자력발전 중!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의 원자력 파워에 주목한다



2009년을 마무리하며 가장 감격스러웠던 국가 대사 중 하나는 아랍에미리트와 400억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원전 수출에 성공한 일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인도·스위스 순방을 통해 원자력 수출 협정 논의에 직접 나서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녹색성장의 키워드로 떠오르는 원자력, 한국은 지금 원자력 파워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청원 /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전 국립중앙과학관 관장, 전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



사람들은 전 세계에 원자력발전소가 436기나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거기다 미국이 104기로 가장 많은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Nuclear Power Plant)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란다. 왜냐하면 1979년 미국 동부 스리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에 있던 원전에서 사고가 난 후 지난 30년간 추가적으로 건설하지 않았으므로 원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인의 65%는 원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해 동안 석유 값이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가면서 더욱 원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우선 운전 중인 원전은 보수 개량해 발전 용량을 10% 늘리고, 신규로 30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원전 기자재 제조 공장이 문을 닫은 지 오래되었고, 원전 관련 전문가는 노령화되고 그 수도 줄어들었다. 기존 원전의 교체 장비를 우리나라에서 수입하고 우리나라 전문가를 모셔가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와 온난화 문제는 최대의 국제 이슈

지난 20세기 100년간의 산업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되어 지구의 평균온도가 0.7℃ 올라갔다고 한다. 참고로 지구의 평균온도는 14℃ 정도이다. 남극과 북극에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의 높이가 15cm 올라갔고 동식물의 생태가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제주도에서만 나던 감귤이 남해안에서 자라고, 대구의 사과는 춘천까지 올라왔으며, 동해안에서는 명태가 안 잡히는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주요 영향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안이 국제 규범으로 정해져 시행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화석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태양광, 풍력, 지열, 조력, 원자력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원자력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규모도 큰 현실적인 방안이다. 100만kW급 원전은 연간 700만 톤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다른 대안들도 가능하지만 소용량이면서 비용은 3~18배 더 든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산업 발달 과정과 여건이 다르므로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목표와 방법도 제 각각이다. 이 때문에 탄소 배출권 거래 제도를 통해 각기 절감하는
데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하자는 방책이 마련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녹색성장 정책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기준으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 감소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상황에서 매년 500억 달러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원자력발전은 필수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석유 소비와 수입을 줄이고 원자력을 늘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다. 석유 자원이 풍부한 중동 국가들까지도 머지않은 장래에 석유가 고갈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원자력의 도입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에 140만kW급 원전 4기를 수출한 것은 우리의 역량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원자력은 세계 자유무역의 범주에서 제외된 특수한 영역.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개연성을 전 세계가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수출 협상에는 핵비확산조치(Nuclear Nonproliferation) 등을 적시한 국가 간 원자력 협정의 체결, 기술 이전, 외교적 우호 관계, 문화와 교육 지원, 안보 등 여러 분야의 연계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국가 정상 간의 진솔하고 중 · 장기적 차원의 신뢰 있는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원자력 강국 대한민국… 세계 5번째 수출국

이명박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기간 중에도 입술까지 부르트며 직접 사막으로 날아가 쾌거를 이루었다. 전 국민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5번째로 원전 수출국이 되었다는 무한한 자부심으로 가슴이 벅찼다. 우리에게 가져다줄 4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사업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그리고 반도체 · 조선 · 자동차 다음의 신(新)성장 동력이 등장했다는 기쁨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원자력이 이렇게까지 성장했는지 깜짝 놀랐다.

원자력 강국 대한민국의 원자력 과학 기술의 시작은 19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인당 국민소득 70달러 시절에 70만 달러가 소요되는 연구용 원자로를 미국에서 들여온 것이 과학 기술로 승부한 지난 60년간 근대화과정의 단초가 된 소중한 시발점이 되었다.

일찍이 우리 정부는 1959년도에 국무위원급 부서인 원자력원을 설치하고, 최초의 국가 연구기관으로 한국원자력연구소를 세웠으며,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 국비 원자력유학생을 파견했다. 1971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전 건설을 결정하고, 경남 고리에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턴키(Turn Key) 계약 방식으로 첫 삽을 떴다. 그리고 7년의 건설 기간을 거쳐 1978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은 고장만 일어나도 태평양 건너 미국의 기술자를 부르느라 막대한 돈과 시간이 많이 소비되던 시절이었다. 원전 공급국에 기술 종속된 고난과 설움의 시기를 거치면서 하루빨리 자립을 이룩하자는 원대한 계획을 세운 것도 이때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1984년 독일 카베우사(KWU)와 공동 설계계약을 맺어 핵연료 국산화 사업에 착수했으며 4년 만인 1988년에 완수했다. 1986년부터는 원전의 중심 요소인 계통설계(Nuclear Steam Supply System) 국산화 사업에 착수했다. 미국 컴버스천 엔지니어링(Combustion Engineering)과 공동설계 계약을 체결해 1995년까지 10
년의 짧은 시간 내에 우리 것으로 소화하는 과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600여 명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박사급 과학 두뇌가 보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당시 미국 등에서 유학 후 귀국한 과학 기술자들은 하나같이 애국자들이었다. 마치 독립운동가 같은 정신으로 무장한 채 독일과 미국으로 파견되어 하루 20시간씩 일하고, 그들이 이전하기 꺼리는 제반 요소를 몸으로 부딪치고 뛰면서 익혀 기술 자립의 대업을 이루었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주)은 100만kW급 원전을 30년 이상 안전하게 건설 운영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신형 140만kW급 원전을 개발해 건설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주)은 원전의 설계를, 원전연료(주)는 핵연료 제조를, 두산중공업(주)은 기자재 생산을, 한전KPS(주)는 유지 보수 업무를 모두 자력으로 수행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 연구원은 원전 시스템 종합안전시험장치인 아트라스(Advanced Thermal-hydraulic test Loop for Accident Simulation)를 개발해 국산화한 원전의 안전성을 증명하고 있으며,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정부의 원전 표준설계 인증제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지난 50년간 지속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원자력 과학기술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확고한 원자력 안전규제 체제를 정착시킨 덕분이다. 또 우수한 과학 기술 인재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들이 원자력 분야의 연구실에서, 대학에서, 산업 현장에서, 원자력발전소에서 평생의 업으로 알고 혼연일체가 되어 정진한 데서 근원적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제4세대 원전 개발을 향한 연구 진행 중

이제 원전은 세계적으로 르네상스를 맞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세계원자력협회(World Nuclear Association)는 2030년까지 430기의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전의 총체적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한국, 캐나다, 중국, 독일, 스웨덴, 중국, 인도 등이다. 이 중 수출 실적을 보유한 한국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등이 참여하는 범세계적 경쟁과 협력의 한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6년 한미원자력협정을 체결한 이래 세계 21개국과 협력관계를 맺고 활발한 교류를 추진해왔다. 1957년 국제원자력기구에 가입한 후 이제는 원자력 선진국으로서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및 녹색성장을 앞서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선도적 파트너 관계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특히 기후변화협약 체제에서 원자력이 녹색에너지로 인정받는 과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것이다.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청정개발 체제에 원자력이 포함되어야만 실질적 해결 방안이 도출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자력은 국제 긴밀 협력을 통해 이루어내야만 하는 공동의 과제인 것이다.

원자력발전 방법은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가압경수형 원자로를 활용한 원전은 제3세대 원전으로서 현시점에서는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향후 20년은 현재의 형태를 보완, 발전해나가면 된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2030~2040년경에 채택될 것으로 제시되고 있는 제4세대 원전은 핵연료와 냉각 방법 등이 다른 형태로, 효율성·경제성·안전성이 획기적으로 발전된 모습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원자력법에 의거해 제4세대 원자로에 대한 중 ·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나가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꿈의 에너지로서 인공 태양이라 부르는 핵융합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미래적 연구 개발 사업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개념의 에너지 자원은 모자라지만 미래 개념의 우수한 두뇌 자원이 있으며 그 우수 인재가 만들어내는 기술 에너지 자원은 풍부하다. 따라서 미래의 대한민국은 원자력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 기술 에너지 강국이 될 것을 확신한다.(자유마당, 201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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