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평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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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8-17 15:27:09
  • 분류 : 예전자료

2018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 평창에서!


강원도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공식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2010, 2014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에서 두 번의 고배를 마신 경험을 약으로 삼아 세 번째 도전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10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선전을 비롯해 90%가 넘는 국민의 지지는 유치 성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건만 /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홍보전문위원


신문사에서 프로야구 담당 기자로 활동하던 1990년대 초반의 이야기 한 토막.
당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한화에 패배한 해태의 김응룡 감독을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인터뷰한 적이 있다.
- 패인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글쎄요, 우리가 상대 팀보다 점수를 덜 얻었기 때문 아닌가요.”
- 그럼, 2차전의 전략은?
“상대보다 점수를 많이 내야죠.”
이쯤 되면 기자로선 난감해져 더 이상 인터뷰를 진행할 수가 없다. 이럴 땐 차라리 감독의 손에 펜을 쥐여주는 게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평창은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뮌헨(독일), 안시(프랑스)와 함께 2018년 동계올림픽 공식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평창도 이제 삼수생인데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어떤 특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위에서 언급한 현문우답(賢問愚答)식의 답변 외엔 달리 방법이 없을 듯하다. 한 표, 한 표를 갖고 있는 110여 명의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의 마음을 확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은 유치활동을 펴는 각 도시의 유치위원들에게 절대로 어렵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될 것이라고 잔뜩 바람을 넣기 일쑤다. 개최지가 결정되는 그날까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평창, 세 번째 도전의 아름다운 가치

올림픽을 유치한다는 것은 최고의 시설과 인프라 그리고 기획력을 인정받는다 해도 결정적으로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 때를 보면 평창이 IOC의 실사 점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도 결선 투표에서 연거푸 낙방한 사실이 이 같은 점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그런 점에서 겉으로 드러나기보다는 내적으로 실용적 외교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동위원장이던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지난 6월 말로 임기가 끝남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단독 위원장 체제로 전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여기에 상시 비상체제 분위기를 갖추기 위해 상황실과 국제 특보를 신설하고 외교부 라인을 풀가동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 변신을 꾀했다. 특히 해외에서 유능한 컨설턴트들과 잦은 접촉을 통해 국제 스포츠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특단의 조처를 강구하고 있다.

얼마 전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전망을 놓고 AP통신 등 일부 외신에선 “평창이 선두 주자로 보인다”고 전했으며 AFP와 DPA 등 다른 외신들은 평창과 뮌헨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IOC가 공식 후보 도시 발표 당시 배포한 도시별 평점을 보면 뮌헨이 8.8점, 평창은 8.7점, 안시는 6.9점에 머물렀다. 평창은 ‘동계 스포츠 확산과 성공’이라는 미래 가치에 대해 호평을 받았으며, 뮌헨은 현재 여건에 대한 안정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안시는 공식 후보 도시 발표 당시 경기장 시설 계획을 재검토하는 조건으로 선정된 만큼 아무래도 뒤처지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재미있는 외신 기사가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올림픽 유치 전문 온라인 매체 <어라운드 더 링스(Around the Rings)>는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D-1주년’이던 지난 7월 6일자 기사에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놓고 오늘 당장 투표를 한다면’이라는 가상 시나리오 아래 1차 투표에서 안시가 떨어져 평창과 뮌헨을 놓고 2차 투표를 하는데, 여기서 평창이 상당한 표차로 뮌헨을 이길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 IOC 위원들은 뮌헨이 올림픽을 치르기엔 조금도 문제가 없지만 평창의 세번째 도전에 더욱 아름다운 가치를 뒀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같은 기사로 미리 우쭐할 필요는 없지만 평창으로서는 분위기가 좋은 것이 사실이다.

콤팩트한 올림픽 사이트, 강력한 국민 지지가 강점

그러나 이번에도 상대가 만만치 않다. 강력한 차기 IOC 위원장 후보이자 현 IOC 수석 부회장인 토마스 바흐 독일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이끄는 뮌헨은 피겨 여왕 카트리나 비트가 대외 홍보를 맡는 등 굵직굵직한 체육계 인사들 유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BMW를 비롯해 아디다스와 지멘스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 뒤에서 적극 후원하면서 뮌헨에 힘을 더하고 있는 것도 평창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안시 또한 얕잡아봐서는 안 될 상대임에 틀림없다. 안시는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경관의 올림픽 사이트를 자랑하고 3명의 유치위원장 가운데 가장 젊은 에드거 그로스피론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란 점에서 의외로 IOC 위원들의 환심을 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평창은 선택적이면서 차별화 전략을 마련했다. 동계 스포츠의 확산을 위해 유럽 등 일부 국가가 아닌 땅덩어리가 제법 큰 아시아의 평창이 이번에 반드시 올림픽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2010밴쿠버올림픽에서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떠오른 점과 다른 두 도시에 비해 30분 안에 이동이 가능한 가장 콤팩트한 올림픽 사이트를 갖췄다는 점도 집중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평창이 3개 도시 중 대중의 올림픽 유치 지지를 가장 강력하게 받고 있는 것도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차적인 IOC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평창은 주민의 93%, 국민 전체 91%의 지지를 받는 반면, 뮌헨은 주민 76%, 국민 68%, 안시는 주민 74%, 국민 88%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앞으로의 일정을 보면 평창 등 공식 후보 도시는 내년 1월 11일까지 경기장과 선수촌 건립계획, 재정, 마케팅, 수송, 미디어 등 17개 주제 234개 항목에 걸친 300페이지 분량의 ‘후보 도시 파일’을 작성해 IOC에 제출해야 한다. IOC는 또 내년 2~3월 평가단이 후보 도시를 방문해 현지 실사를 벌인다. 이어 내년 5월엔 스위스 로잔에서 IOC 위원을 대상으로 각 도시들의 공식 브리핑을 진행한 뒤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개최 도시를 최종 결정한다. 그날의 환희를 위해 국민의 열렬한 성원이 간절한 시점이다.(자유마당 201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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