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6월을 열며

  • No : 382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6-18 15:37:33
  • 분류 : 예전자료

■ 자유마당 발행인 칼럼

6월을 열며


박창달 /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국립서울현충원의 ‘현충시’가 가슴 깊이 다가오는 6월, 천안함 용사들을 떠나보낸 지 한 달여 만에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올해 6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광복 이후 6월은 마치 격동의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그러나 6ㆍ25만큼 우리에게 엄청난 발자취를 남긴 사건은 찾을 수 없다. 피아간에 400만 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한반도 전역의 80%가 파괴된 미증유의 전란 속에서 남과 북은 씻기 어려운 상처를 안은 채 분단의 벽을 더욱 높이 쌓아야 했다.

6ㆍ25전쟁, 민족사에 씻기 어려운 상처 남겨

바로 이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었다. 우리는 6ㆍ25를 통해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절절이 깨달았고 그것을 지켜냈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 탓인지 모든 게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졌고 심지어 ‘이 땅에 전쟁은 없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퍼지기도 했다. 기성세대는 먹고사느라 바빴고, 젊은 세대에게 전쟁은 관심 밖이었다. 2008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6ㆍ25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으며, 북한의 남침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천안함 사태야말로 우리 자신의 이 같은 모습에 큰 경종(警鐘)을 울리며 군과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진지한 각성과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을 부정해온 종북(從北) 좌파세력의 실체를 새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암초 좌초설, 내부 폭발설, 한미군사훈련 중 오폭설 등 얼토당토않은 괴담을 퍼뜨려왔을 뿐 아니라 지난 5월 20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어뢰 공격)’임을 공식적으로 밝힌 정부 발표가 나온 후에도 여전히 각종 유언비어를 확산시키며 국론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2001년 9ㆍ11테러 이후 미국 사회가 보여준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려면 적어도 국가 공동체의 생존권 문제에 관한 한 국론을 하나로 모을 줄 알아야 하고, 해괴한 논리로 북한을 감싸려는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풍토가 뿌리내려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 정권도 우리의 힘을 느끼고 지금까지의 ‘막가파’식 태도를 버리게 될 것이다.

‘천안함 사태’ 우리 모두에게 각성과 변화 촉구

6월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피와 땀을 되새기고 선진 통일한국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값진 시기가 되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지나온 60년을 되돌아보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다지는 것은 이념을 뛰어넘는 문제다. 더구나 천안함 피격 침몰이라는 충격적 사태에 처한 우리로서는 당연한 책무다. 이런 상황에서 ‘안보’와 ‘호국’을 역설하는 것이 결코 보수의 고집인 양 인식돼서는 안 될 것이며, ‘민족’과 ‘통일’을 진보의 전유물처럼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것 또한 착각이요 오만이다.
또다시 6월이 왔다. 신록(新綠)의 현충원을 찾아 태극기 꽂힌 무명용사들의 묘지에 꽃 한 송이 바치자. 특히 천안함 전사자 46명과 한주호 준위의 영전에 머리를 숙이며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앞에 진정으로 하나가 되어보자. 그것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헛되지 않도록 하는 길이다.(자유마당, 2010년 6월호)

네티즌 의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