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 한·볼리비아 리튬 개발 MOU와 한국 자원외교

  • No : 398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10-19 14:38:27
  • 분류 : 예전자료

■ 글로벌 이슈

첨단산업의 기초, 해외자원을 선점하라!
한·볼리비아 리튬 개발 MOU를 통해 본 해외자원 개발과 한국 자원외교


지난 8월 말 우리나라와 볼리비아가 리튬 자원 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리튬은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전기 자동차 등 친환경 산업에 꼭 필요한 2차전지의 원료다. 볼리비아에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이 있다. 세계 각국이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경쟁국들을 제치고 이번에 체결한 ‘리튬 개발 MOU’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에 이은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쾌거다. 그러나 자원이 빈약한 우리 현실을 생각할 때 아직 갈 길은 멀다.


고상모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외광물자원연구실장


45개국 37억 달러 규모의 한국 해외자원 개발사업

우리나라 일반광(에너지 자원인 석탄, 석유, 가스, 우라늄을 제외한 광물자원)의 수요액은 2008년 17조 원이던 것이 2009년 21조 원으로 증가했으며, 2000년 이래 연평균 18.5%의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다. 광물자원 중 국내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물량은 10% (수요액 기준)에 불과하며,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금속광물자원은 99% 이상 수입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해외에서부터 자원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자원산업 기반이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근세 이래 자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급상승한 사례는 산업혁명기(1870~1880년대), 제1차 세계대전기(1920~1930년대), 제2차 세계대전기(1940~1950년대)에 많았다. 2004년 이래 일어난 자원난은 예기치 않은 인도와 중국의 수요 급증으로 초래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자원 부문의 투자가 급물살을 탄 것도 이 시점부터였다. 2004년 이래로 세계 자원시장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이 급상승해 자원 전쟁을 방불케하는 자원외교와 투자가 난무했다. 우리 정부에서도 2000년 이래 정부 차원의 자원 외교에 치중해왔으며 최근에는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의 자원외교 활동은 VIP의 자원부국 방문을 통한 자원협력 체결,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자원 부국과 양국 간 자원협력위원회를 통한 자원협력협정 등을 들 수 있다. 또 정부는 해외자원 개발 기본 계획을 3년 주기로 설정해 전략 광물종을 선정하고, 장기적 자주개발률을 설정해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이후 57개국의 397개 해외사업에 진출했고, 113개 사업을 종료했으며, 2010년 6월 현재 45개국 284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약 37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러한 투자로 인해 2010년 상반기 6대 전략 자원(유연탄, 우라늄, 철, 동, 아연, 니켈)의 자주개발률은 약 25%에 달하게 되었다. 이는 정부의 자원외교 활동과 정책에 의한 결실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자원업체의 투자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투자사업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는 기업체에서 자원 프로젝트의 사업성 및 경제성 평가가 전문 인력 부재로 인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세계 자원 현황을 분석해 자원부국의 정보를 DB하고 현지 조사를 통해 광상부존 잠재성을 평가해 그 결과를 포털 사이트(www.mrportal.net)에 게시하고, 사용자에게 무료로 공급해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기초적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일부 기업체에서는 기업체 주도로 현지 사무소를 통해 자원 현황 분석과 유망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 분석을 통해 지분을 획득하여 공동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차세대 희유금속 자원외교는 이제 시작 단계

우리나라에서 주로 소요되는 광물종은 금액 기준으로 철(35%), 동(25%), 금(8%), 석회석(7%), 아연(7%), 연(4%) 등으로 이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에 따른 결과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권의 철 제련소인 포항제철, 세계 2위권의 LS-Nikko 동 제련소, 세계 1위권의 연·아연 제련소인 고려아연(주)이 있으며 석회석 산업체가 활성화되어 이 같은 수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철, 동, 아연이 6대 전략 자원에 포함된 이유다.

6대 전략 자원의 투자는 정부 정책에 기반해 어느 정도는 투자가 활성화되어 중·장기적 자주개발률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현재 희유금속(산출량이 매우 적은 금속)은 자주개발률이 0%에 달한다.

희유금속은 특정 국가(중국, 러시아, 캐나다, 미국, 호주)에 90% 이상 편재되어 있으며 희토류 자원의 경우는 중국이 90% 이상 생산하고 있다. 희유금속은 대부분 첨단산업 원료로서 산업 고도화와 신성장산업 육성으로 인해 수요가 지속적인 증대 추세에 있으며, 확보 경쟁이 치열해 공급 위기에 대응한 자주 공급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국내 IT, 전자,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와 더불어 국내 시장 규모 2009년 21조 원에서 2016년 118조 원으로 급증할 것이 예측된다. 희유금속은 중화학공업뿐만 아니라 철강, 전기·전자, 하이브리드카, 디스플레이, 반도체, 초전도, 광통신, 원자력, 우주개발, 항공 등 첨단 하이테크 산업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미래 국가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원료로 작용함에 따라 안정적 확보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부는 첨단산업 원료인 희유금속 자원 확보를 위한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지해 2009년 11월 희유금속 소재 산업 종합 대책과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또 수년 전부터 정부에서는 희유금속 자원 중 리튬자원의 확보를 위해 볼리비아 리튬 자원의 공동 개발을 위한 자원외교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볼리비아는 염호(소금사막) 내 염수 중 리튬 자원의 부존량이 540만 톤으로 세계 최대다. 그러나 칠레나 아르헨티나와는 달리 개발을 하지 않아 우리 정부는 2010년 9월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협력약정 뒤에는 지속적 자원외교 활동이 있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 개발을 위한 원천 기술 확보 여부였다. MOU 체결 전 볼리비아를 방문해 기술 설명회를 개최하고 기술을 인정받았기에 협력 체결이 가능했던 것이다.

최근 정부는 희유금속 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해 리튬, 크롬, 몰리브덴, 코발트, 텅스텐, 인듐, 희토류, 마그네슘, 티타늄을 10대 중점 광종으로 선정했다. 이는 10대 중점 희유금속 광종의 해외자원 사업을 우선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희유금속 자원의 확보 방안에는 해외자원 개발, 국내자원 개발, 비축사업 확대 및 가공기술 확보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 리튬 자원의 경우 아르헨티나 개발사업과 칠레 탐사사업 및 볼리비아 산업화 연구 참여가 진행 중이며, 희토류 자원의 경우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중국에서 생산,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페루에 몰리브덴 탐사와 몽골에 희토류 자원탐사를 수행 중이며, 부존 잠재성 평가 후 기업체에 이전해 정밀탐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10년부터 국내에서도 6개 광화대(희토류 자원, 리튬, 텅스텐, 나이오븀-탄탈럼 등)를 선정해 대대적인 탐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탐사 결과에 따라 개발이 가능한 지역을 결정할 것이다.

2000년 이후 정부의 지속적 자원외교가 이제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시점에 와 있지만 이는 6대 전략 자원에 해당하는 사안이며, 희유금속에 대한 정부의 자원외교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고려한다면 희유금속 자원의 확보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첨단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지배하는 요인인 만큼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자유마당》201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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