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초첨] 중.일관계 악화와 한반도

  • No : 437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4-03-20 09:35:59
  • 분류 : 예전자료

시사초점 / 중·일관계 악화와 한반도

복합적 상황…‘건설적 조정자’역할해야


최근 중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의 국유화 조치를 발표하고,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는 그 동안 걷잡을 수 없는 대결구도로 흘러 왔다. 또한 중국은 2013년 11월 센카쿠 열도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해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과 반발에 부딪힌 바있다.



그러면 중일관계가 이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배경과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거론할 수 있는 것은‘중국의 부상’과‘일본의 쇠퇴’라고 하는 21세기 동아시아 역학관계의 급격한 변화라 하겠다.


1990년 중국과 일본의 경제력은 최소한 10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으며, 군사비 지출도 일본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경제적 장기불황의 늪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의 여파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중국 부상과 일본 쇠퇴가 갈등요인

동아시아 패권 놓고 첨예한 경쟁


일본의 입장에서 중일간 역학관계의 급격한 변화는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과 반중국 정서를 동시에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일본의 쇠락과 대비되는 종합국력의 성장과 대외적 자신감의 증대를 바탕으로 일본이 추구하는 영토 문제에 대한 현상변경과 우경화에 대해 강경한 대응입장으로 나가고 있다.


다음으로 최근 중일관계의 악화는 동아시아에서의 지역패권을 둘러싼 양국 간 첨예한 경쟁구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중국은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먼저 지역에서의 절대적 지위와 영향력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은 반드시 딛고 넘어서야 할 구조적 경쟁상대다.


일본은 최근 군사·경제·외교적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공세적 세력균형’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 2012년 아베총리 취임후 아세안(ASEAN) 10개국을 모두 순방했으며 아베 총리는‘평화헌법’개정의 본격화와‘집단적 자위권’도입을 위한 법률정비를 금년 가을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일관계의 악화 및 대립양상은 당분간 획기적인 개선의 여지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첫째, 아베정권의 보수 우경화 및 국수주의적 태도가 단기간 내에 바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며 둘째, 시진핑 지도부 역시‘핵심이익’에 대한 강조에서 보듯이 일본과의 영토분쟁 문제가 쉽사리 풀리기는 어렵고 셋째,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둘러싼 미일공조 및 중국의 대응 구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중일관계 악화에 따른 부정적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이를 한국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활용하려면 한국은 어느 한쪽을 편들거나 양국간 갈등에 편승하기보다는 중국과 일본이 평화의 길로 나서도록‘건설적 조정자’역할을 추구해야만 할 것이다.


만일 한국이 주도한 가운데 한·중·일 3국이 함께 참여하는 해양영유권 및 역사문제 관련‘국제학술토론’의 장을 마련한다든가, 한걸음 더 나아가 한·중·일 3국의‘국책기관전략대화’추진 등을 통해 동북아의 분쟁 당사국들로 하여금 상호 소통과 이해를 넓히고, 갈등을 완충시키는 장을 마련한다면 이는 우리의 조정자 역할 및 외교력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박병광(국가안보전략연구소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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