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에 따른 우리 사회 갈등 양상, 그리고 해법

  • No : 2147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7-19 13:24:56
  • 분류 : 자유마당


시대 변화에 따른 우리 사회 갈등 양상, 그리고 해법…
4차 산업시대, 정치적 변화, 문화의 변화…
갈등의 구조가 달라져


인종, 민족, 종교, 영토, 역사적 해석 등과 같이 시대를 초월해 인류를 오랜 동안 힘들게 해온 갈등도 존재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는 대부분의 갈등은 시대 내적인 문제이며, 우리의 노력으로 해소되거나 최소한 저감되길 희망하는 것들이다. 한 사회를 주도하는 갈등은 그 사회에 존재하는 모순(矛盾) 가운데 다수가 해결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아직 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문제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 역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모순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모순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갈등발생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회 변동기에 심각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변동기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와 저항이 충돌할 뿐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정도에 있어서도 차이도 갈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변동의 폭이 넓고 심도가 깊을수록 수반되는 갈등 역시 비례하여 커지게 된다.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보면 모든 갈등은 저마다 원인과 특징을 갖고 있으나, 현재 우리 사회와 같이 모든 지역, 모든 부분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현상은 개개별 갈등 현안에 대한 해석만으로는 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해법을 찾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우리 사회에 다발하는 갈등의 원인을 우선 사회변동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성찰하고, 현재 우리의 역량과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어디 있는 지를 파악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사회 변화와 우리 시대 갈등의 양상
우리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 오랫동안 인류를 지탱해 왔던 자본과 인력에 기반한 산업사회 시스템은 20세기와 함께 종말을 고해가고, 기술과 기계가 자본과 인력을 대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권위주의의 퇴조와 정보화가 진척되면서 국민들은 이제 대의제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들의 욕구와 욕망을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해 직접 토해내고 있으며, 그간 물질적 혜택 속에 자란 젊은 세대는 수직적 위계질서에 도전하며, 인간 존중 같은 탈-물질적인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세계화의 진척과 남북관계의 급속한 변화는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노동자, 난민 등과 같은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역시 세계사적 문명 질서의 변화, 그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변화의 인식, 수용 여부, 수용 폭을 둘러싸고 상호 대립하며 충돌하고 있다. 갈등의 배경을 이루는 요인들이다. 최근 최저임금액 인상률과 산정방식을 둘러싼 갈등,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둘러싼 갈등,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갈등, 양극화와 불평등에 대한 불만의 누적, 높은 실업률 등 이 모든 불안과 갈등의 근원에는 산업 시스템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고도성장-완전고용-평생고용이라는 소위 산업사회 모델이 적용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기존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노동은 지속적으로 기계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 더 이상 근로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됐으며, 노동 내부는 기술 정도에 따라 분화되고, 노동의 질에 따라 임금 불평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다수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고 삶의 안정성이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좁아지는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점점 첨예화되고,군가산점 관련 논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시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국민 삶의 불안 요인은 증가하고 있으나, 국가와 우리 사회는 이를 해결할 시스템을 아직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 모든 변화가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인 변화 역시 갈등의 배경이 되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지난 30년간 권위주의는 빠르게 쇠퇴하고, 국민의 주권의식, 국민의 목소리는 대통령을 탄핵할 만큼 커져왔다. 그러나 통치권의 기본 형태는 여전히 30년 전 만들어진 헌법에 기반하고 있어, 분권(分權)과 협치(協治)라는 시대적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분출하는 국민의 다양한 욕구와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면서 국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점점 커져가고, 문제를 의회 밖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사회적인 요구들이 정치과정을 통해 흡수ㆍ조정ㆍ통합되지 못하면서 대의제에 대한 불만은 높아지고, 사회 구성원 간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정신ㆍ문화적인 면도 역시 크게 변하고 있다. 최근 ‘미투’ 운동, ‘몰카’ 편파수사 항의집회가 상징하듯이 물질적 기반 위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교육을 받고 자란 젊은 세대는 부당한 차별이나 간섭, 내용 없는 수직적 위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최고의 직장이라는 대한항공에서 직원들이 갑질에 항의하는 집회를 스스로 조직한 것에서 보듯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임금과 복지만큼이나 ‘인간적인 대접’을 요구한다.


물질적인 요구만큼이나 탈-물질적인 요구를 중시한다. 수평적이고 탈-물질적인 요구와 수직적이고 물질에 기반한 기존의 시스템이 충돌하고 있다. 세계화가 진척되고 국가의 대외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수년 동안 지속된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노동자, 불법 체류자 등과 관련된 문제 외에도 국내 거주 재외 동포의 법적 지위에 관한 문제, 난민 문제 등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처우에 대한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급진전 되는 상황에서 북한이탈 주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평창올림픽 하키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외지인에 대한 우리의 의식과 태도는 매우 다양하여 이들의 처우와 문제해결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갈등 사례를 통해 보는 한국 사회
⑴ 미투와 페미니즘운동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고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정치권, 문화계, 학계, 종교계 등 소위 기득권층 전반에 퍼져있는 관행과 성적 억압과 착취를 공격하며 아직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진행 중에 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당시 가장 열악한 위치에 있던 노동자ㆍ농민에 의한 시위가 이어졌듯이 지난 촛불시위 이후, 우리 사회 다수를 이루면서도 여전히 차별의 대상에 머물러 있던 ‘여성’이 ‘가부장적 권위주의 철폐’를 주장하며 들고 일어나고 있다.


혜화역에서 2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모여 풍자와 해악, 분노를 공유하면서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만원을 통해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는 사례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런 현상의 바탕에는 여성 삶의 절박감이 자리하는 것 같다. 남성 의존적 삶이 허상임을 깨달아 가면서 자신의 삶을 오직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사회에서 여성에게만 강요한 갖가지 요구들이 너무나 번거롭게 느껴지고, 어차피 살려면 화장 지우고, 몸 가볍게 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뛰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하고 있지 않을까?


전에 없던 모습이고 좋든 싫든 우리가 직면한 문제이고 대표적인 갈등이다. 여성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차별이나 억압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를 실현하는 방법과 속도, 구체적인 조치와 수용의 한계에 관한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이 갈등으로 점철될 것이다.


⑵ 대한항공 갑질 관련 논쟁과 갈등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갑질에 항의에서 시작된 대한항공 사태는 몇 가지 점에서 특징적이다. 첫째는 갈등의 주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직장이라는 대한항공 직원이고, 그 가운데 핵심주체가 모두가 선망하는‘기장들’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이들은 기존 이념에 기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바라는 목표는 ‘임금인상’ 등의 노동조건 개선이 아니라 ‘정상 경영’이다. 셋째는 임금이나 복지와 같이 물질적인 조건뿐 아니라 경영진과 직원 간 인격적인 관계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경영진과 직원과의 관계를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아닌 역할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수평적인 관계(만남)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최고의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조차 ‘인격권’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고, 갑질 경영자의 퇴출을 주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이들의 주장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디가지 수용해야 하는 것인가,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⑶ 예멘 난민 관련 사회적 논쟁과 갈등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된 논쟁은 전부터 있었지만, 지금 한국 사회는 제주도를 통해 한국에 입국한 560여 명의 난민 관련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했고, 1993년 난민협약을 비준했으며, 난민법이 제정되어 있다. 최근 개헌 논의 과정에서 인도주의 차원에서 난민 보호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난민 신청과 그들에 대한 처우 관련 사회적 논쟁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최근 모 여론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난민 수용 반대 49.1%, 찬성 39.0%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새로운 현상이다. 그 동안 우리는 난민 문제를 남의 일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국력신장과 함께 다양한 이유와 형태로 외국인이 한국 사회 진입을 요청하고 있다. 이를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 수용여부를 판단할 기준은 무엇인가가 치열한 논쟁거리가 될 것이다. 만약 남북 관계가 급진전 되어 북한주민이 대량으로 남하하는 경우, 우리 국민은 이를 어떤 태도와 자세로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인지, 이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 사항이다.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과제
⑴ 갈등의 잠재적 요인의 해결

모든 갈등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회적 갈등에는 배경이 있기 마련이다. 갈등의 배경을 이루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불평등과 차별, 배제, 인권침해, 지나친 생존경쟁, 불안, 역사적 경험 등이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미투’ 운동의 배경에는 가부장적 억압과 성적 착취라는 배경이 있으며, 대한항공 직원들의 집단반발에는 회장 일가의 전횡과 비리, 그리고 오랫동안 지속된 직원에 대한 비인격적인 처우가 자리 잡고 있다. 갈등의 가장 일반적인 배경은 차별과 배제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큰 갈등은 인종, 민족, 성, 종교, 피부색, 학력, 출신지 등을 이유로 일정한 집단을 차별하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사회의 경우, 인종, 민족, 종교, 피부색 등과 같이 소위 정체성에 기반한 갈등 요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학력, 출신지, 연령, 성별 등에 의한 차별은 여전하여 일정한 계기를 통해 갈등으로 외화 될 가능성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통해 차별과 배제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아직 국민들의 사고와 삶의 태도의 변화까지 이끌어 내지는 못한 상태이다. 특히 국력이 신장되고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북한이탈주민, 재외 동포, 외국인 노동자 등이 급증하면서 내국인과 외국인 또는 출신지에 따른 차별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여전히 자국민 중심주의와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우리의 사고방식이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 자체가 갈등은 아니지만, 과도한 경쟁은 갈등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특히나 일자리와 같이 생존에 핵심적인 기회를 둘러싼 경쟁은 쉽게 갈등으로 전환된다. 최근 강원랜드 취업관련 비리, 고위공직자 자제의 특혜 의혹, 정년 연장에 대한 반발, 군가산점 관련 논쟁 등이 이를 대표적으로 말해준다. 최근 남혐-여혐으로 이름 붙여진 젊은이들 사이의 갈등의 배경에는 극심한 일자리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고, 경쟁을 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결과에 승복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이다.


⑵ 각종 제도의 현대화
사회적 갈등의 원인은 가치관의 차이, 이해관계 충돌, 정체성의 차이, 소통부재, 사실관계에 대한 해석의 차이 등 수 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현실과 제도의 불일치이다. 문제 해결 지제인 제도가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지 못할 때 갈등은 필연적이다. 문제해결의 길을 막히고, 낡은 제도로부터 이익을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충돌하게 된다. 지금과 같은 격변의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앞에서 예를 든 남녀평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직장에서의 갑질 논란, 난민에 대한 처우 관련 갈등 모두 새롭게 분출하는 시대적 요구를 과거의 제도가 뒤따라 가지 못하면서 갈등으로 발전한 것들이다. 물론 제도가 혹은 제도만으로 모든 갈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도의 현대화는 갈등해결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제도의 현대화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제도 자체가 역사적 산물임과 동시에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기 때문에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고 그 내용을 어떻게 담아낼 것이냐 자체가 커다란 갈등요인이다. 제도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세대와 처지, 정치적 견해, 현실 인식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갈등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어떤 사안은 비교적 적은 노력을 통해서 제도화가 가능한 문제도 있고, 또 어떤 사안은 오랜 동안 국민의 뜻과 의지를 모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비교적 쉽고, 다수가 동의하는 사안부터 낡은 제도를 현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사회의 갈등해결 역량이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화 역량이다.


⑶ 사회적 기준과 민주적 절차
갈등을 해결하는 대표적인 방법에는 힘에 의한 제압, 법적 소송, 소통, 협상, 조정, 합의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힘에 의한 제압은 권위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더 이상 국민이 수용하기 어려운 낡은 방식이다. 우리 국민이 현재 가장 선호하는 법적 공방을 통한 갈등해결 역시 많은 시간과 비용을 수반하고, 타인에 의한 결정과 승자와 폐자가 갈리는 방식으로 갈등의 자율적 해결만 못하다.


결국 우리가 가야할 길은 당사자간 소통과 협상, 조정과 합의를 통한 해결이다. 그런데 당사자간 동의만 이뤄지면 갈등이 해결되는 문제도 있으나, 어떤 문제들은 당사자간 동의가 사회에 지나치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관습과 사회 정의에 반하는 경우도 있고, 또 내려진 결과를 다수 국민이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강남에서 발생한 장애인 시설 유치 관련 갈등이 대표적이다. 이해관계자들이 힘을 모여 지역사회 공공성을 해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갈등해결은 당사자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사회가 용인하고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사회적 기준과 민주적 절차가 필요한 대목이다. 사회적 기준이 명확하고 그 기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명확할수록, 그 기준이 형성하는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가 잘 지켜진 경우 일수록, 갈등해결은 용이해질 것이다.


⑷ 새롭고 다양한 해법의 개발
갈등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기준을 제대로 세우고,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는 것만큼이나,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 방법을 제대로 몰라 열심히 노력을 하고도 갈등이 해결되기는 고사하고 더 심화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안은 직접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간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할 문제도 있고, 어떤 사안은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으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까지 참여시켜 논의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국민 일반에게 의사를 물어 결정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참여의 폭보다, 정보 제공이 문제해결에 핵심적인 요인인 경우도 있고, 해당 사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 즉 숙의과정이 핵심적인 요인인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의사결정 방식의 선택 역시 갈등해결에 핵심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크게는 다수결로 할 것인가, 아니면 합의를 도출할 것이냐가 문제가 되고, 다수결로 할 경우에도 과반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3분의 2, 또는 4분의 3 등으로 할 것인지도 사안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의사결정에 사용하는 기법도 다양하다. 지난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처럼 ‘공론조사’방법을 주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시나리오 워크숍’이나, ‘합의회의’ 같은 숙의과정이 강화된 방식을 선택할 것인지도 심각하게 검토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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