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이후 여덟 번째 대통령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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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5-03 09:57:53
  • 분류 : 자유마당

직선제 이후 여덟 번째 대통령 취임식

세계에 보여줄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의 역대 모습은

 

정도원(데일리안 정치부 기자)

 

 

윤석열 대통령 510일 취임식이번에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이 5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다.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의 대통령 취임식은 1987년 직선제 개헌에 따른 절차적 민주주의의 완성 이후 헌정질서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민주화 이전에는 광화문광장이나 체육관 등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거행한 적도 있었지만, 노태우 대통령 이후부터는 줄곧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이며 의회민주주의이기 때문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의대표로 구성된 입법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 앞에서 취임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노태우 취임식, 평화적 정부이양과 서울올림픽 중요성 방점

1971년 대선 이후 16년만에 국민직선에 의해 선출된 노태우 대통령의 취임식은 19882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25000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노 대통령의 취임식은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대통령 취임식의 식순을 정립한 선례로 꼽힌다.

국민의례 이후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정렬 국무총리의 개회사가 있었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헌정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부이양을 실현했다민주정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역사적 행사로서 우리는 무한한 감격과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역대 정부가 예외없이 혁명이나 정변·유고 등으로 무너졌기 때문에, 선거를 통해 정부가 평화적으로 이양되는 것은 1988년의 취임식이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이기도 했다.

개회사 이후 노태우 대통령은 취임선서를 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는 취임선서 내용 전문은 헌법 제69조에서 직접 규정하고 있다.

취임선서 이후 취임사 낭독 사이에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것은 노태우 대통령 취임식 때 식순으로 규정한 것인데, 이후 계속되는 취임식에서 동일한 순서로 진행되면서 하나의 헌정 관례와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예포 발사 직후 취임사에서 우리는 이제 평화적 정부이양의 전통을 이룩한 민주국가로 커졌다참으로 우리 국민은 위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당시 최대 현안인 서울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서방과의 유대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제3세계와의 우의를 굳게 하겠다이념과 체제가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은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 공동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삼 취임식, 30년만에 문민정부 수립 의미 강조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식은 5년 뒤인 19932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38000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이후 초청 인원은 대통령 취임식이 거듭될 때마다 많아져만 갔는데, 역대 최다 인원 초청을 하고 싶었던 역대 정부의 욕심이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례에 이어 등단한 현승종 취임준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우리 헌정 사상 가장 공명하게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아 확고한 정통성의 바탕 위에서 국정의 대임을 맡게 됐다앞으로 5년 동안 새로운 정부를 이끌어 영광된 민족사를 창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선서와 21발의 예포 발사 이후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사가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그렇게도 애타게 바라던 문민민주주의의 시대를 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오늘을 맞이하기 위해 3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지만, 마침내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이 땅에 세웠다고 규정했다.

 

김대중 취임식, 첫 여야 정권교체와 외환위기 극복 역설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은 19982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45000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오랜 민주화운동 경력으로 명성을 얻고 있던 김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필리핀 피플 파워를 이끌었던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과 함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고건 국무총리가 취임준비위원장으로서 개회사를 했다. 고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산 역사로써 숱한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선거를 통한 빛나는 민주주의의 승리를 이룩해냈다정부수립 50년만에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교체를 이뤄 김대중 대통령의 새정부가 출범하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정의했다.

취임선서와 예포 발사 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사가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오늘은 이 땅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가 실현되는 자랑스러운 날이라며 민주주의와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정부가 마침내 탄생한 역사적인 날이기도 하다고 자처했다.

당시 국정 최대 현안인 IMF 외환위기와 관련해서는 불행하게도 이 중대한 시기에 우리에게 6·25 이후 최대 국난이라 할 수 있는 외환위기가 닥쳐왔다. 잘못하면 나라가 파산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당면한 것이라며 매일같이 밀려오는 만기외채를 막는데 급급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어이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올 한해 동안 물가는 오르고 실업자는 늘어날 것이며,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김 대통령이 침통한 듯 말을 잇지 못하자, 청중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노무현 취임식, 북핵 위협 취임사 주요 주제로 부상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은 20032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49000명을 초청해 열렸다. 특이할만한 점으로는 국민의례 직후 취임식 직전인 2003218일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로 인해 희생된 국민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이 따로 있었다.

김석수 국무총리는 취임준비위원장으로서 개회사에서 대구 지하철 사고로 국민 모두가 큰 충격을 받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탁월한 지도력으로 이 모든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온 국민과 함께 하는 희망의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취임선서와 예포 발사가 있은 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당시 국제 현안인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개발 문제를 거론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세계의 안보 상황이 불안하다이라크 정세가 긴박하고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북한의 핵개발은 용인될 수 없다. 북한은 핵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북한 핵 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한다면, 국제사회는 북한이 원하는 많은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이명박 취임식, ‘실용의 시대경제재도약 약속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은 20082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6만 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현직 내각수반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대통령 취임식에 직접 참석했다. 그 외 외국의 정부수반으로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례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취임준비위원장 자격으로 개회사를 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이룩한 민주화와 경제발전의 업적이 미래에도 지속되기를 희망하고 있다소중한 전통의 계승과 미래의 희망 속에 취임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취임선서와 예포 발사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발전과 재도약을 강조했다. 직전 정부에서 어려워졌던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세계를 놀라게 한 발전의 엔진에 다시 불을 붙여 더욱 힘차게 돌아가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공공 부문에 경쟁을 도입하고 세금을 낮춰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게 하겠다공무원의 수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빠른 시일 내에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며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며 누구나 쉽게 창업하고 공장을 지을 수 있어야 하며, 기업인이 나서서 투자하고 신바람 나서 세계시장을 누비도록 시장과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취임식 첫 여성 대통령5년간 성원해달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은 2013225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7만 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렸다.

국민의례에 이어 김황식 국무총리는 취임식준비위원장으로서 개회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역사적인 취임식을 갖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모였다앞으로 5년 동안 박근혜정부가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활짝 열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새 정부를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취임선서와 예포 발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가 있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온 우리 앞에 지금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과 같은 안보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도전은 과거와는 달리 우리가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만 극복해나갈 수 있다국민 여러분과 함께 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아울러 북한의 핵실험은 민족의 생존에 대한 도전이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개발에 아까운 자원을 소모하면서 전세계에 등을 돌리고 고립을 자초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문재인 취임식, 조기 대선으로 인해 식순 간소화해 치러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은 대선이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조기 대선으로 치러져, 대선 이튿날인 2017510일 별도로 준비할 시간이 없이 곧바로 치러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내부에서 5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취임식을 진행했다.

장소는 국회였지만 실내에서 거행된 관계로 국민의례에 이어 곧바로 취임선서와 취임사가 있었으며, 예포발사 등 부대행사는 모두 생략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앞에서도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앞길을 열어줬다내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나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분 한분도 나의 국민이라며 “2017510일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감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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