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 서비스의 법적 논쟁과 공유경제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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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3-03 14:15:20
  • 분류 : 자유마당

승차공유 서비스의 법적 논쟁과 공유경제의 앞날

 

박유연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다. 타다는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하면 승합차로 원하는 장소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다. 택시 등 기존 운송 서비스의 문제점을 혁신했다는 주장과, 택시 기사 등 기존 이해 관계자 보호를 위해 허용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 어떤 근거로 각자 주장을 하는지 정리했다.

타다 손 들어준 법원

최근 논란이 거센 것은 법원이 지난 2불법 영업 혐의로 기소된 타다 운영사와 그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당초 검찰이 타다와 대표를 기소했던 것은 타다 서비스를 불법 택시 영업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택시를 운행하려면 관계당국에서 면허를 받아야 한다. 면허를 받지 않고 택시 영업을 하면 불법이다. 타다는 이런 면허가 없다. 그래서 검찰은 타다를 불법 택시라고 판단하고, 대표에게 징역 1년을, 회사에는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타다 측은 렌터카서비스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타다는 고객 콜이 오면 타다 소유의 11~15인승 임대 승합차를 고객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손님을 태우는 택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두 주장은 운전자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갈렸다. 타다는 승합차와 함께 운전자도 보내준다. 운전자가 승합차를 몰고 가서 손님을 태운 후 약속한 장소에 내려 준다. 다만 이 운전자는 타다 직원이 아니다. 타다 서비스에 자율적으로 등록한 사람들이다. 투잡으로 하는 사람도 많다. 타다는 고객 편의를 위해 이런 사람을 운전자로 알선해서 차와 함께 보내주는 것일 뿐, 택시 영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과 택시업계는 고객은 타다를 렌터카라고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한 뒤 콜을 하면 승합차가 오고, 내릴 때 요금을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전형적인 콜택시 영업 행태이고, 면허를 받지 않았으니 불법이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팽팽히 맞선 주장에 대해 법원은 타다 측 손을 들었다. 타다를 운전자까지 실시간 알선하는 렌터카 서비스라고 결론내린 것이다.

법적 논쟁 아직 끝나지 않아

타다는 일단 서비스 중단 없이 계속 운행할 수 있게 됐다. 한때 사업 폐지라는 궁지에 몰렸다가 불법 운행이라는 딱지를 떼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판결을 계기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타다는 지난해 1500대인 렌트 승합차를 1만대로 늘리는 방안을 검찰 기소 등을 이유로 접은 바 있다. 스타트업계도 법원이 대한민국의 혁신을 위한 판결을 했다며 환영했다.

반대로 관련 업계에선 극렬한 반발이 나왔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여객운송시장을 무법지대로 만든 법원 판결 규탄한다면서 “100만 택시 가족은 법원 판단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타다를 둘러싼 법적인 논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2심과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고, 국회에는 사실상 타다 운행을 막는 타다 금지법이 제출돼 있다. 이미 상임위를 통과했고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가 남아 있다. 국회가 이 법을 통과시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11~15인승 렌트 승합차에 운전자를 알선해주는 행위를 아예 금지한 법이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타다가 고객을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실어다줄 방법이 없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아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는 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음 국회에서 다시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갈수록 확산되는 공유 경제

타다는 공유 경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용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타다의 본질은 렌터카를 분() 단위 예약을 통해 매우 짧게 공유하는 것에 있다. 일반적인 렌터카는 하루 혹은 몇시간 단위로 길게 빌려야 한다. 그런데 특정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짧게 움직이는 사람은 긴 시간 동안 렌터카를 빌릴 필요가 없다. 이런 사람들을 여럿 모아 한 대의 렌터카에 대해 각자 필요한 시간만 쓸 수 있게 해주자는 타다의 기본 아이디어다. 고객은 호출을 해서 이용할 뿐이지만,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과 렌터카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공유경제는 경제학적으로 한정된 재화를 소비자들이 나눠 씀으로써 사회적인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모두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선 거의 대부분 시간 자동차라는 자원이 활용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대부분 시간 차가 그대로 서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러 사람이 자동차 한 대를 각자 필요한 시간 나눠 쓰면 자원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렇게 나눠 쓰면 자동차 이용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거액을 주고 차를 구입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소정의 이용료만 내고 차를 쓰는 것이다. 또 렌터카를 빌릴 때는 며칠 또는 몇 시간에 해당하는 비용이 아니라 딱 내가 필요한 시간에 해당하는 이용료만 내고 차를 쓸 수 있다.

예전엔 공유 경제가 어려웠다. 나눠 쓰기 위해 만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껏 해야 오프라인 매장에서 책, 비디오 등을 잠시 빌렸다가 반납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모바일 세상이 활짝 열린 지금은 공유하는 일이 무척 쉬워졌다. 언제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필요한 걸 잠시 빌려 쓰고 아무 데나 반납할 수 있다. 삼성동에서 빌려 탄 킥보도를 잠실에 두고 오는 식이다.

기술 발달로 공유 경제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탈 것 뿐 아니라 사무실, 주방, , 가구, 명품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재화가 공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그런데 모두가 이 상황을 반기는 게 아니다. 경쟁자의 등장에 따라 손해를 보는 기존 이해 관계자들은 극렬하게 반발한다.

택시 기사들이 대표적이다. 타다, 우버 등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택시 기사들은 갑작스런 경쟁자의 등장으로 큰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

택시는 전형적인 면허사업이다. 정부 면허가 있어야 택시업체를 운영하거나 개인택시를 몰 수 있다. 면허는 수량에 한정이 있어서 거래가 이뤄진다. 새로 면허를 받기 어려우니 기존 면허를 사서 영업을 하는 것이다. 금액은 수천만원에서 1억원 사이에 이른다.

경제학은 이 면허의 가격을 경제적 지대라고 부른다. 경제적 지대는 공급이 제한적일 때 발생한다. 아무나 가질 수 없으니 가격이 붙는 것이다. 지대는 거래가 빈번할수록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택시 기사끼리 거래가 활발할수록 면허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지대는 경쟁자의 등장으로 파괴될 수 있다. 우버나 타다가 유행하면서 아무도 택시를 타지 않게 되면, 그 면허가 아무런 값어치가 없게 된다.

특히 운송 서비스는 네트워크 효과가 매우 강한 산업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특정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 이 서비스 쓰는 게 이익이 되는 상황을 뜻한다. 인터넷 포털에서 내가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구하려면 구글, 네이버, 다음 같은 많은 사람이 쓰는 포털을 이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포털을 이용하면 매우 제한적인 정보만 얻게 된다. 모든 사람이 이 같은 선택을 하면, 결국 시장에는 몇몇 포털만 살아남게 된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특정 서비스를 선호함에 따라 이 서비스가 대세가 되고, 다른 서비스는 고사되는 현상을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 한다. 또 남들 하는 전략을 그대로 따르는 게 유리한 상황을 `전략적 보완성'이라 한다.

운송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한번 특정 앱을 통해 차를 부르게 되면 바꾸는 게 귀찮아서라도 해당 앱만 이용하게 된다. 특히 1등 회사는 다양한 할인 쿠폰 제공, 서비스 균일화 등을 통해 다른 회사보다 훨씬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면 기존 서비스는 금방 도태될 수 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배민과 요기요가 시장을 장악한 게 대표적이다. 승차공유 시장에서도 타다 등 몇몇 업체가 대세가 되면 모두가 타다만 이용하려 하게 되고, 결국 택시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지대추구행위와 사업 무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기존 사업자들이 하는 반발 행위를 지대추구행위라 한다. 지대의 원천인 공급 제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노력을 뜻한다. 택시 기사들이 운송 시장에 타다 등 신규 업체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실력행사릉 하는 게 대표적이다.

지대추구행위는 사회 전체적으론 손해다. 보다 많은 업체가 경쟁을 하면 서비스 질이 좋아지는 반면 비용이 낮아지면서 소비자 후생이 향상될 수 있는데, 이같은 가능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계를 위협받는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지대추구행위를 막아선 안된다. 일반 소비자에겐 불편의 문제에 그치지만, 이해관계자들에겐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승차공유 서비스가 혁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일부 있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앱이나 하나 만들어서 자동차와 손님 연결해 주는 게 무슨 혁신이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시각과 반발 때문에 타다 이전에 많은 승차 공유 사업이 무산됐다. 카카오의 카풀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택시 업계가 대규모 집회를 열어 반발하면서 시범 서비스 단계에서 중단됐다. 정부도 택시업계 주장을 받아들여 택시면허를 매입 또는 대여하지 않으면 타다 같은 운송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정부는 같은 입장을 고수할 전망이다.

외국에선 대세, 한국적인 해법 찾아야

그 사이 외국에선 승차공유 서비스가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승차공유의 원조격인 우버는 작년 5월 뉴욕 증시에 상장했고, 500억 달러를 훌쩍 넘는 시가총액으로 미국의 대표 완성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 보다 비싼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시아 국가에서도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의 그랩, 인도의 올라캡스 등 다양한 승차공유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그 트렌드에서 소외돼 있다. 경제계에선 보완책을 마련해 한국도 본격적인 공유경제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이해관계자들 때문에 혁신이 가로막혀선 안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타다 등 관련 업체들이 택시면허를 구입한 뒤 이를 승차공유 면허로 전환해 사업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승차공유가 외국에서 잘 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도입할 게 아니라 면허제가 있는 한국 상황에 맞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유경제를 통해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일부를 기존 시장 참여자인 택시 기사들에게도 일부 배분하는 길이 될 수 있다. 다만 관련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생기면서 사업이 좌초될 위험이 있다.

외국에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정부가 이용자가 우버 차량을 호출할 때마다 부담금 1달러를 내도록 한 사례가 있다. 이를 모아 5년간 25000만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해 택시 업계를 위해 쓰겠는 게 목표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좋은 해결책을 내놓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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