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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남북관계 발전과 대북 전략 (이동희 전 서울산업대학교 총장)
장소 자유센터 평화대연회장
일시 2006년 5월 25일
인사 이동희 박사(전 서울산업대학교 총장)


'선비정신으로 민족 정체성 고양…통일기반 다져야'

1992년 10월 조지 슐츠(George Shultz) 전 미 국무부 장관은 서울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지난 30여 년 동안 이룩한 업적을 안보, 경제, 민주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의 기적으로 평가했다. 북한과 중국, 구 소련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 속에서도 국민과 군의 힘으로 국가안보를 튼튼히 유지했고, 일곱 차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극빈 상태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며, 이같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제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기적의 연장선상에서 지속적인 대북 햇볕정책을 펼쳐 남북관계에서 6?15 공동선언으로 상징되는 제4의 기적을 이끌어냈고, 앞으로 제5의 기적인 통일을 향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대남정책과 전략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리 트루만(Harry Truman) 전 미국 대통령은 1949년 1월 취임사에서 공산주의의 미래를 ▶인권유린과 인본주의의 말살 ▶독재체제 확립 ▶기아와 핍박으로 예언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압살책동’ 운운하며 국가예산의 25% 이상을 군사비에 쏟아 부은 북한의 모습이다.
북한이 ‘강성대국’과 ‘선군정치’의 기치 아래 단행한 7?1 경제관리개선조치 등도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개혁과는 크게 비교되는 제한적인 성과에 그쳤다.

한국, 안보?경제?민주화 이어 남북관계 ‘기적’ 달성
탈냉전시대 남북 모두 변화 필요…오성주의 실천돼야

그렇다면 남한은 어떤가. 엄청난 성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감각문화와 도덕적 해이(moral hazzard) 현상이 급격히 확산돼 부정과 불신이 판치는 물질만능의 파행사회로 빠져들고 있다.
이제 이념이 지배하던 냉전시대는 갔으며, 남북 모두 마땅히 변해야 한다. 이와 관련, ‘5성(五成)주의’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문화적 주체성을 회복해 민족 고유의 예악(禮樂)사회를 구현해야 한다. 남한은 서구문화에 대한 예속으로부터 탈피해야 하며, 북한은 반인권?반본 사회를 배격해야 한다.

둘째, 민족적 자주화를 위해 통합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남한은 강대국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고, 북한은 폐쇄성과 세습제를 타파해야 한다.

셋째, 경제적 선진화를 위해 합리사회를 재창조해야 한다. 남한은 감각문화를 지양하고, 북한은 ‘김일성 신화’의 비합리성에서 해방돼야 한다.

넷째, 정치적 민주화를 위해 수평사회를 확립해야 한다. 남한은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정착시켜야 하며, 북한은 계급과 독선이 없는 공동체의 길을 길로 나가야 한다.

다섯째, 평화통일을 위해 개방사회를 창조해야 한다. 남한은 통일방법에서의 국론분열을 극복해야 하고, 북한은 폭력통일론을 포기해야 한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6?15선언 이후 말했듯이 통일은 어쩌면 20~30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그 때까지 전통 선비정신으로 한민족의 정체성을 고양하며 강대국의 세계정책에 맞서는 당당한 자세로 위대한 통일 민족국가의 기반을 튼튼히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