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칼럼]
有備無患으로 안보의식 가다듬어야
전인범 I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전 육군특전사령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국민의 저력으로 극복해 온 것이 우리 민족이다.
사실 이번 감염병 사태가 처음은 아니다. 2002년 겨울 중국에서 시작된 이래 수개월 만에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신종 전염병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였다.
약 7개월 동안 32개국에서 8천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774명이 사망했으나 우리나라는 55일간의 방역과 출입국 관리로 단 한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두 번째 위기는 2009년 소위 ‘신종플루’라고 불리는 H1N1 바이러스로 2009년 3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발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70만 명이 감염됐다. 전 세계적으로 214개국에서 창궐했으며 18,400명이 생명을 잃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63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 번째 위기는 2015년에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인 메르스의 발병이었다.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12년에 처음 발병해 주변 25개국에서 1,167명이 감염되어 479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중동을 다녀 온 우리 국민이 국내로 유입시켜 38일간 유행했으며 186명이 감염되어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외에도 조류독감과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우리 축산산업에 대한 위협은 계속돼 왔다. 이러한 위협과 경험으로 우리나라의 방역과 질병관리체계, 그리고 공공의료 및 민간병원 등 의료구조 전반의 근력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 그럼에도 정확한 판단을 위한 정보 부족, 최초 상황인식의 오류, 그리고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로 인해 초기대응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 심리상 자연스러운 것이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팬데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러한 전염병과 같이 우리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자연재해와 전쟁이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며, 오로지 준비하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염병과 자연재해는 막을 수 없지만 전쟁은 막을 수 있다. 즉 전쟁에 대비해 국민이 안보의식을 튼튼히 하고 군사를 유지하며 훈련을 잘 시키면 전쟁은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뜻으로, 미리 준비(準備)가 되어 있으면 우환(憂患)을 당(當)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강대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는 말이다. 성숙한 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며, 그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안보에 대한 지나친 걱정만 하지 말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스스로 안보의식을 가다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