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릴 3D 시장, 콘텐츠로 선점하라

  • No : 357
  • 작성자 : 운영자
  • 작성일 : 2010-02-12 09:35:45
  • 분류 : 예전자료

활짝 열릴 3D 시장, 콘텐츠로 선점하라


이훈재 / 스투디오비(주) 이사


3D 입체영화 <아바타>의 열풍과 함께 3D 시장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외화로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아바타>의 저력은 3D 시장의 가능성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한편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10(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는 삼성, LG, 소니, 파나소닉 등 세계 최대의 가전업체들이 앞다투어 3D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향후 3D 전쟁을 예고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의 자료에 의하면, 3D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9년 현재 4조9000억 원에서 2015년까지는 62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아날로그 시장에서 디지털 시장으로 변화된 것에 버금가는 빅뱅이라 할 만하다.

3D 시장 선점 위한 유리한 조건 갖춘 한국

사실 3D 기술의 붐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1년 미국에서는 입체 화면을 볼 수 있는 ‘Stereo Viewer’라는 기구가 제작되어 큰 인기를 누렸으며, 1903년에는 세계 최초의 3D 영화가 프랑스에서 제작됐다. 이후 3D 기술은 꾸준한 진보를 이루어 현재 3D 디스플레이 기술의 근간이 되는 기술들이 고안되었고, 3D 상업 영화도 많이 제작되어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가정용 TV의 보급으로 극장 영화 산업이 침체기를 맞았고, 3D 영화 산업은 더 큰 침체기를 겪으며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다 1990년대에 들어 2차원 디스플레이의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다시금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가 차원의 육성책이 마련되고 기업들도 미래의 시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개발에 몰두하자 3차원 디스플레이 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기술의 진보를 통해 이제 3차원 디스플레이는 극장 등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PC, 노트북, 모바일 폰, 방송, 광고, 의료, 디자인, 군사 등 다방면에 활용하는 기술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5년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3D 비전 2010 전략을 마련해 3D 관련 연구와 산업 개발을 위한 중 ·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등 국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삼성, LG 등의 대기업과 파버나인코리아, 레드로보, 현대아이티 등의 중소기업이 3D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경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3D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볼 수 있다. 세계적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초고속통신망, DMB, Wibro 등의 무선 이동통신망, 디지털 방송 시스템 구축 등 명실상부한 IT 강국으로, 3D 디스플레이 시장과의 결합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방향만 잘 잡는다면 우리나라가 21세기 3차원 디스플레이 시대를 선도할 국가가 되는 것은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기술과 콘텐츠의 병행 육성이 열쇠

그러나 난관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평면 디스플레이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3D 디스플레이에 대한 원천 기술은 아직 미국·일본 등의 선진국에 비해 80~90% 선에 머물고 있다. 3D를 구현하는 방식은 다양하기 때문에 결국 표준을 선점하는 자가 시장을 선점할 것인데, 3D 디스플레이의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먼저 뛰어든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들과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또 3D 산업은 디스플레이 장치 산업과 더불어 콘텐츠 산업이 뒷받침되어야 더욱 발전할 수 있는데, 아직은 디스플레이 장치 산업에 비해 이러한 연관 산업들이 상대적으로 등한시되고 있는 느낌이다. 하드웨어가 시장성을 갖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의 확충이 필수적인데, 아직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실 3D 시장을 뒷받침해줄 콘텐츠의 부족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비록 <아바타>와 같은 3D 블록버스터 영화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와 픽사의 3D 애니메이션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3D 시험 방송을 통해 스포츠·공연 등의 콘텐츠가 서비스되고 있다고 해도, 폭발적인 생산 증대가 가능한 3D 디스플레이 장치가 시장성을 갖도록 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방송 역시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고 가정에서도 PDP, LED TV로 교체되기 시작한 시점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3차원 디스플레이는 당분간 기존의 2차원 디스플레이와 계속 경쟁해야 하는데, 이 경우 가격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기술 발전에 의해 일반 2차원 TV와 가격 차가 많이 좁혀졌다고는 하나, 3D 영상을 시청하기 위한 전용 안경 구입 비용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전략 중 하나가 콘텐츠를 통한 수익 창출이다. 닌텐도 Wii의 성공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하드웨어를 통한 이익 극대화보다는 콘텐츠와 연계한 수익 극대화 전략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 더구나 3D 콘텐츠는 복사와 배포가 자유롭지 못해 저작권 침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콘텐츠다. 따라서 국내 3D 산업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우수한 콘텐츠의 공급과 밀접한 연관을 지닐 것이다.

문제는 콘텐츠 제작 기술과 비용이다. 3차원 콘텐츠는 입체 효과가 뛰어난 대신 훨씬 많은 제작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국내 콘텐츠 업계는 아직 하드웨어 제작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하므로 세계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당분간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정책 수립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올해부터 3D 콘텐츠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으나, 아직 3D 디스플레이 장치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는 못 미치고 있다. 3D 장치 산업 수준에 버금가는 지원과 정책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꾸준한 기술 개발과 표준 선점의 노력과 함께 콘텐츠 산업을 육성시키는 것만이 3D시장을 선점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자유마당, 201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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