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지도자 교체 후 북한의 대외전략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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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10-05 13:16:19
  • 분류 : 자유마당

일 지도자 교체 후 북한의 대외전략과 변화

죽느냐 사느냐기로 미래지향적 돌파구 필요

전현준(국민대 겸임교수)

  

한반도 주변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과 중국 간에 국가의 운명을 건 경제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제전쟁은 단순히 경제전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패권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는 그 귀추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같은 민족이면서 한반도에 살고 있는 북한에게도 주변국의 동향은 국가안보에 매우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미중 간 무역 전쟁이 어떻게 결말이 나느냐에 따라 국가발전 전략이 크게 달라지게 될 것이다.


비록 북한은 중국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지정학적 위치 상 중국과의 협력과 거래를 지속할 수밖에 없고 거의 유일한 지지자이기 때문에 중국의 승리를 내심 바랄 것이다.


미중 간 큰 싸움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미국은 113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어 있고 민주당의 바이든후보가 유리한 입장에 서있다. 선거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되든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비핵화가 되어야 미국의 본격적인 대북지원과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 무역전쟁, 에 큰 영향

일본에서는 917일 아베 총리가 78개월 만에 퇴진하고 후임으로 스가 전 관방장관이 총리가 됐다. 스가 총리는 전체적인 측면에서 아베노선을 그대로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는 정치적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아베노선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가 내각도 아베 내각의 각료들을 거의 그대로 받았다는 점에서 스가 내각의 대북 정책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북한의 가장 큰 적대 세력인 미국과 일본에서의 지도자 교체가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큰 정책적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북한은 어떤 대외전략을 내놓을 것인가?


미국은 113일 대통령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선거를 실시한다. 이 선거에서 선거인단 수를 많이 확보한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 1214일 선거인단들이모여 최종 대통령 선거를 하지만 대체로 113일 선거인단 선거에서 다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된다. 미국 선거는 막판까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다.


현재는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약 5% 정도 앞서고 있지만 트럼프 후보가 계속 추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은 큰 과오가 없는 한 재선에 성공한다. 최근 들어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카터, 아버지 부시 등 2명뿐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너무 높기 때문에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변하지 않는 대북정책이 있다. 그것은 북한 비핵화이다. 공화당 정부였던(아들) 부시 정부는 물론 민주당 정부였던 클린턴 정부, 오바마 정부 시기에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경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것은 북핵 및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미국의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약간 유연한 대북정책을 구사할지는 모르지만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917일 스가 내각이 출범했다. 아직까지 스가 내각의 대북정책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아베 내각의 기조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기반이 약한 스가 수상은 아베의 노선을 답습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할 것이다. 물론 스가 수상은 수상이 되기 전인 910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며 대북 현안에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그는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로 임하겠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북한이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 더 이상의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스가 수상이 조건없이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핵문제도 일본이 과감한 대북 정책을 가로막는 큰 요인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 비핵화 후 체제 보장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패인 일본이 북한과의 대화를 선도적으로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하나의 몸으로 인식한다. 일본이 철저히 미국의 노선을 견지하는 것으로 판단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심혈을 기울인다. 미국과의 대화만 잘 되면 일본은 자동적으로 따라 온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향후 대미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북한의 대미정책은 분명하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만 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장치는 북미 수교이다. 북한과 미국이 수교할 정도라면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도 자동적으로 해제될 것이고 남북관계나 북일관계도 좋아질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북한을 승인하고 수교를 해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기본 입장은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이다. 즉 소위 빅 딜(big deal, 전면 타결)’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스몰 딜(small deal, 단계별 타결)’도 가능할지 모르지만 긴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으로서는 북한과의 핵협상을 신속하게 처리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북한 핵을 매개로 북한은 물론 중국, 한국, 러시아 등을 곤경에 빠뜨려 꼼짝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꽃놀이 패인 것이다.


미국의 지연전술에 대해 북한은 유일한 대미 압박수단인 군사력 사용도 못하면서 대북 경제제재만 지속적으로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답답한 심정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군사적 협박이 통하지 않고 오히려 북한이 역공을 당한 형국이다. 핵 및 미사일 실험을 중지하고 있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제재가 풀리는 것도 아니다.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교착 상태에서 김정은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은 무엇일까?


김정은은 2019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양보를 얻어 내기 위해 2019년 말까지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이 없으면 새 길을 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정책 전환을 하지 않았고 북한은 무력 도발 대신 매우 소극적인 대응인 사회주의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내놓았을 뿐이다.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격이었다.


미국과 일본의 정권 교체 이후에도 북한 핵 문제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할 것이고 지리한 샅바싸움만 지속될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경제난은 심해질 것이고 북한주민들의 불만도 커질 것이기 때문에 북한당국으로서는 뭔가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그것은 어떤 것들일까? 3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상당한 정도의 희생이 있더라도 외부의 도움없이 끝까지 버티는 것이다. 북한은 시간은 북한편으로 계산하고 미국의 양보를 기다리는 것이다. 김정은이 2019년 말 제시한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노선이 지속되는 것이다. 김정은은 813일 당 제716차정치국회의를 열고 큰물 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것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정권을 잡은 2012년부터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매우 싫어했고 간부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외부의 도움부터 고려하는 것을 크게 질책했다.


둘째는 군사적 압박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최악의 선택인 것이다. 김정은은 취임 이후 대미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였다. 역사적으로도 북한은 군사적 수단을 통해 미국을 협박함으로써 많은 것을 얻어냈다. 그러나 군사적 압박을 통한 양보 획득 전술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에서 발매된 밥 우드워드의 분노라는 책에서도 강조되었지만 미국은 201712월 경 작계 5027’을 검토하는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포함한 강력한 응징을 검토했다. 전쟁을 두려워 한 김정은은 2018년 초부터 극적으로 대화노선을 선택했고 노회한 장사꾼인 트럼프에게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버티기만으론 역부족

김정은의 유일한 수단인 군사적 압박은 통하지 않고 미국의 대북제재는 하염없이 지속되고 있다.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모험심이 발동될 수도 있다. 미국과의 전쟁을 각오하고 ‘7차 핵실험’, ‘화성-16형 신형 미사일 발사’, SLBM발사, 대남 무력도발 등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무력도발을 감행하는 것이다.


셋째는 전격적으로 대화를 제의하는 것이다. 미국 대선 이후 대통령이 누가 되든 과감한양보를 하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3(자연재해코로나19경제제재)’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예비를 총동원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 바닥은 2021년경에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현재 북한의 경제력으로는 미국과의 전쟁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중국에게 무릎을 꿇어야 하는 데 선대로부터 중국을 믿지 말라라는 교육을 받은 김정은으로서는 차라리 미국과 담판을 짓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은 현재 궁지에 몰려있다. “죽느냐 사느냐하는 기로에 서있다. 북한이 시도하는 어떤 수단도 먹히지않고 있다. 이 경우 버티기, 항복, 전쟁도발 등 3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 현재 북한은 버티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 북한의 내부예비에는 한계가 있고 북한 주민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내에 한계를 느낀 김정은이 선대들의 전략문화(strategic culture)’인 군사적 정면돌파를 시행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무모하고 헛된 짓이다. 2차대전 말기 일본 군국주의자들이나 했던 행위이다. 김정은이 합리적인 지도자라면 당연히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의 주 당사자인 남한도 뭔가를 해야 한다.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하지 않고 자존심을 유지하면서 명예로운 후퇴를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것 정도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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