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한반도 평화 만들어 내려면…

  • No : 1944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4-03 16:04:19
  • 분류 : 자유마당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평화 만들어 내려면…

한반도 비핵화 원칙 지키고, 

한미동맹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지속적으로 열려야 

이수석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4월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그동안의 남북관 계는 경색을 넘어 군사적 긴장국면에 이를 정도로 위 기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간 접촉이 이뤄지면서 위기는 기회로 전환됐다. 평 창올림픽 기간 동안에 북한대표단이 방남했고, 이에 대 한 답방형식으로 우리 대표단이 방북해서 김정은 위원 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됐다. 언제 경색과 긴장국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이뤄진 일이 다. 이제 남북관계는 오랫동안의 관계단절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화의 장이 열리고 있다. 그 기폭제가 세 번째 맞이하는 남북정상회담이다. 국제관계에서 정상회담은 모든 갈등과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하는 좋은 방안이다. 일반적인 국가관계에서 정상 간의 만남은 당연하다. 그러나 분단 70년이 넘은 남북 간에는 풀어야 할 난제가 많았음에도 정상 간의 만남은 극히 적었다. 더구나 북한의 핵개발 능력의 고 도화로 남북한 정상이 만나기에는 장애물이 매우 높아 보였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삽입하고 핵ㆍ경 제 병진정책을 노동당 규약에 언급하고 있기에,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해보였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야기가 간혹 나오곤 했지만, 현재 국면에서 비현실적 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남북정상이 만나도 합의할 내용 이 별로 없다는 회의적인 견해가 대다수였던 것이다. 그랬던 북한이 갑작스럽게 비핵화문제에 전향적으 로 나왔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으 나, 어쨌든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3차 남북정상회담은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반도의 역사를 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회담 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한반도에서 갈등상태 를 종식시키고 남북경협을 통해 북방시대로 가는 기회 의 창을 열어젖히겠다는 열망이 강하다. 정상회담을 통 해 위기를 타개하고 평화적 방법으로 비핵화문제를 해 결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북한은 왜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했을까?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전부터 남북 간에는 여러 차례 의 접촉이 있었다.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 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결실이 맺 어졌다. 북한은 왜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을까? 그동안 비핵화에 대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 장하던 북한이 왜 갑자기 비핵화에 동의했을까? 첫째, 북한은 핵개발로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살아 가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 제사회의 대북제재는 가혹할 만큼 북한체제를 위협하 고 있다. 제재 내용을 보면, 대량살상무기 개발과의 직 접적인 연관성에 따른 제재뿐만 아니라 북한 지도부와 일반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능력의 원천을 제 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 한이 올 가을에 북한의 모든 외화벌이와 해외자산이 동결되고 외화가 고갈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언젠가는 대화를 통해 제재국면을 타 개하려는 북한으로서는 문재인 정부와 대화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둘째, 미국의 대북 선제군사타격에 대한 두려움 때문 이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출범이후 여러 차례 대북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이는 최근 미국 정부 내 대 북정책 결정자들을 대화파보다는 군사강경론자로 교 체한데서 잘 드러난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대북정책 이 과거와 달리 대화보다는 직접적인 군사행동으로 전 환될 수 있다는데 대한 우려가 컸으며, 이에 따라 미국 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 셋째, 핵보유국을 자부하는 북한이 더 이상 공격적 인 대미-대남정책을 전개할 필요가 없어졌다. 6차례의 핵실험으로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핵보유국의 능력을 보유한데다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 능력까지 갖추었기에 더 이상 핵실험이나 ICBM으로 동북아정세 를 위태롭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대화를 통 해 북한이 원하는 것을 획득하려는 의도가 있다. 김정 은으로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인정받으면서도 대화를 통해 자신이 국가지도자로서의 능력을 과시하 려는 생각도 있다. 넷째,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려는 문재인 정부의 진정 성이 통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침착하면서도 치 밀한 운전자 역할로 인해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 담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평창올림픽 남북단일 팀 구성부터 북한 예술단의 방남, 김영철을 대표로 하 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대해 우리 사회 내 많은 논란 과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이를 원만하게 잘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 북한이 남북정상 회담을 개최하고, 이를 디딤돌로 삼아 미북정상회담, 나아가 미북외교관계 정상화를 도모하려고 한 것이다. 과거와 다른 성격의 회담, 북 비핵화 확실히 해야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 정상회담과는 달리 미북정상 회담의 예비회담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금 번 남북정상회담 의제는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미북관 계를 포함한 동북아 질서를 규정짓는 계기가 되는 내 용들이 포함된다. 물론 유엔의 고강도 대북제재 하에서 는 제한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북 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등 국가안보와 관련된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져야만 의미가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본질인 북한비핵 화 문제가 주요 의제라는데 우리 국민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받아야 한다. 북한은 지 금까지 수차례 비핵화 관련 합의를 해놓고 파기한 적이 많다. 이번에도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실현할 것인 가에 관해서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의심스러운 눈초 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 개념 이 모호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항상 조 선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내 주한미군 기지 동시사찰도 내세웠었다.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까지 개최하면서 북한 이 과거처럼 비핵화실현에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나 단 서를 건다면, 북한에 대한 실망을 넘어 분노에 휩싸이 게 될 것이다. 사찰과 검증까지 포함한 비핵화가 제대 로 실현되길 바란다. 물론 미북정상회담에서 사찰과 검증, 투명성 등 북 핵 폐기를 놓고 상세한 이야기들이 오고갈 것이므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 비핵화와 맞물려 있어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 현재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이야기되고 있는 내용은 상 호 맞물려 있다. 이들 의제들이 함께 논의되고 합의돼 야 한반도의 평화가 오며, 한반도의 미래가 기약될 수 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은 북한의 체제안전 및 보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다. 만일 한반도평 화체제에 관련해서 남북정상 간의 합의가 이루어진다 면 미북정상회담도 성공할 것이다. 남북정상 간 직통전화가 개설되고 판문점에서 정례 적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한반도는 지금까지 가보 지 못한 길로 나아가게 된다. 남북경협문제는 안보와 관련된 핵심의제가 대략적이나마 합의되고 미북정상 회담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온 후, 세부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다. 성급하게 너무 많은 것을 합의하려 하다보면 여러 군데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경제협력, 사회문화교류협력이 어느 정도 논의는 되겠지만, 포괄 적으로 합의하는 것이 좋다. 다만 북한이 현재 중단상 태인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의 재개와 서해평화협력특 별지대 설치 등 민감한 사안을 들고 나왔을 때를 대비 해야 한다. 위의 사항들은 당장에 합의하기보다는 시간 을 두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흐름과 함께 보조를 맞 추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인도 주의적 문제가 해결되고 남북 간에 신뢰가 회복되어 야 한다. 최소한 이산가족 상봉 및 인도주의적 교류 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안에 시행할 수 있도록 합의 가 도출돼야 한다. 시간이 흘러가면 더 이상 교류를 하 고 싶어도 못하는 사안이 이산가족 상봉문제이기 때문 이다. 또한 북한이 휴전선 및 북방한계선(NLL)에서 도 발하지 않는다는 합의 등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조 치도 있어야 한다. 한미동맹 손상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협력 의 기초를 공고히 세워야 한다. 기존의 협상과 합의들 을 잘 지키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한편, 무엇보다 한미 동맹의 원칙과 틀이 손상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북한은 한미동맹을 훼손시키려는 여러가지 모략 을 획책할 수 있다. 예정된 한미군사훈련의 지속 등 한 미동맹의 가치를 분명하게 지켜야만 대북협상력이 증 대된다. 또한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국 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가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밝 혀야 한다. 현재 우리 국민들은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높 다. 정상회담은 일회성 이벤트로 그쳐서는 안 되며, 동 서독 사례에서 보듯이 향후에 지속적으로 회담개최가 이어져야 한다. 동서독은 1970년 1차 정상회담을 포함 해서 7차례의 공식 정상회담과 6차례의 비공식 정상접 촉이 있었다. 그 중에는 성과가 있었던 회담도 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기존의 교류관계를 보완하는 선에서 끝난 정상회담도 있었다. 정상회담 성과를 과도하게 기 대할 경우, 실망도 클 수 있다. 정상회담의 정례화가 가 능한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돼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동북아 국제질서의 흐름을 바꿀 것이 다. 벌써 동북아의 큰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까 봐 중국과 일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행여 북한과 접 촉할 기회를 놓칠까봐 안절부절하는 모양새다. 남북한이 단합하고 화합할 때, 우리의 발언권이 커지 면서 한반도 주변국에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위상 이 정립된다. 이것이 국제정치의 현실이자, 남북정상회 담의 국제적 의의이다. 우리 스스로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 나아가 동북아 정세를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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