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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구심점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 '박정희의 산업화, 김대중의 민주화 세력들 통합 절실'

진보-보수 서로 인정해야.. 속칭 '꼴통보수'식 이미지, 변한 시대선 이제 안통해
4명 대통령 동상건립 추진도.. 정체성 세우자는 노력 일환
남북관계 풀 해법은 8·15 대통령 성명 주목.. 北과도 주고 받는 식 필요
사드배치 국민투표 넌센스.. 북핵 대응위해 배치가 먼저

여소야대로 바뀐 국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얼어붙은 남북관계 등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사회적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진보·보수 간 갈등도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4월 취임한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은 "지금은 박정희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산업화 세력과 김대중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세력을 아우르는 '산-민 통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내 보수진영의 구심점인 김 회장을 만나 사드 배치와 통일 문제 등 현안을 들었다.

―선거과정에서 자유총연맹의 변화를 강조했는데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자유총연맹의 전통적 이미지는 속칭 '꼴통보수'다. 그러나 무작정 공산주의 반대만 외치기에는 세상이 바뀌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개혁, 혁신이 있어야 한다. 결국 박정희 대통령의 입장만 갖고 이 나라의 우익을 끌어안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화를 대변하는 김대중 대통령 세력과 산업화의 상징인 박정희 대통령 지지세력이 뭉쳐야 이 나라의 중심세력이 된다. 공약으로 내건 것이 이 같은 '산-민 통합'이었는데 대의원들이 이를 받아줘 승리했다. 자유총연맹의 전통적 입장은 새로운 시대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4명의 역대 대통령 동상을 세우자는 계획은.

▲비슷한 맥락이다. 한 사람의 대통령을 세울 수 없는 게 현재 상황이다. 그래서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4명의 동상을 세우자는 것인데 이 네 분이 현재 우리나라의 정체성이다. 그분들의 긍정적인 면을 잘 통합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의 갈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여론조사에서 50% 정도의 지지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연결되는 야당 지도부도 찬성하고 있다.

―사드 배치가 여전히 논란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에 대안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말한 게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우리는 북핵이냐, 사드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중국의 대응을 두고 말이 많은데 왜 남의 나라 걱정을 하나. 경제제재가 있다면 그 때 따져야 한다. 일단은 배치가 먼저다. 사드가 설치되는 내년 말까지 1년 이상 남았다. 그 과정에서 사드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치가 벌어지게 된다. 중국이 우리에게 제안할 수도 있고 북한이 움직이며 다이내믹해질 것이다. 과거 한·일회담 때 학생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는데 그것이 우리가 일본에게 더 얻어낼 수 있는 지렛대가 됐다. 국내 사드 반대 여론도 활용해야 한다. 아주 정교한 외교활동이 필요하다.

―사드의 위험성, 발표과정에 대한 지적이 여전한데.

▲사드는 인체피해나 전자파가 문제가 안된다고 안다. 과거 이명박정부는 쇠고기와 천안함으로 5년을 버렸는데 결국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발표과정에서 미흡한 점은 있었지만 기밀사항도 있는데 국민토론에 부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런 식으로는 국가운영이 안된다. 성주군민들의 지혜로운 양보와 수용을 기대한다. 야당도 사드를 계속 붙들고 있으면 손해를 볼 것이다.

―남북관계 냉각기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해법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8.15 대통령 성명을 주목한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어떤 의미에서 마지막 제안이 될 것이다. 남북관계를 패키지로 한꺼번에 풀기는 쉽지 않다.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소를 고정적으로 열면 우리는 금강산관광을 푸는 주고받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번이 지나면 내년에는 어려워진다. 무산됐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같은 사람이 대통령 임기 마지막에 북한을 방문해 평화교류의 길을 튼다면 집권 하반기 큰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 문제 역시 사드와 연계돼 있다.

―지난달 하버드에서 통일 관련 특강을 했는데 내용은.

▲진보, 보수 진영에서 모두 참석해 강연을 들었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북한의 핵 문제에 접근하는 부분에는 해외동포가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을 말했다. 핵을 가지고 동족을 위협하는 상황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양측 모두 공감했다. 통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은 교류하고 공존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경제·사회적인 부분에서 수준을 비슷하게 만들고 통일로 가는 게 진정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국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해외생활을 오래 했는데 항상 한국 사람들은 유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어디서든 단결을 하지 못했다. 이게 치명적인 약점인 것 같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친박, 비박 등 많이 나오는데 이게 조선시대 당파싸움과 똑같다. 과거 당파싸움에서 배운다면 영조가 내놓은 탕평책이다. 지금이야말로 대탕평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이 휴가 이후 이 같은 대탕평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각종 갈등이 대한민국 통합을 저해하고 있는데 극복책은.

▲우리나라는 세대, 지역, 이데올로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갈등 구조가 복잡한 나라다. 이데올로기 갈등은 아슬아슬할 정도다. 갈등 치유를 위한 범국민적 기구가 필요하다. 6.29 선언 이후 등장한 몇 개의 정부가 그랬지만 갈등을 해소하는 사회적기구가 없었다. 앞으로는 그런 것이 나왔으면 한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
■약력 △74세 △전남 순천 △서울대 정치학과 △평민당 창당발기인 △김대중 총재 특보 △15, 16대 국회의원 △민주당 중앙위원·최고위원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국민대통합위 기획담당특보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청와대 홍보특별보좌관

2016년 7월 27일 뉴데일리 김병덕 기자